메뉴

검색

Ceo

신동주 "동생이 회사 망쳤다" 1300억 손배소 제기

11년째 이어지는 롯데 형제의 난 … 이번엔 주주대표소송으로 승부수

2025-07-07 11:12:23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신동주 "동생이 회사 망쳤다" 1300억 손배소 제기이미지 확대보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홀딩스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을 상대로 약 140억엔(한화 약 13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 27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11번째 이사직 복귀 시도가 실패한 직후 나온 것으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도쿄지방재판소에 소장을 제출하고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한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회사 신용도가 하락하고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홀딩스 경영진이 이 사안에 대한 대응을 게을리했다며 회사에 140억엔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창업주 유언과 달리 계속되는 갈등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2015년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되면서 본격화됐다. 2000년 3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그룹 후계자 이름을 유서에 적어 넣고 날인을 마친 후 금고에 넣어 봉인했다. 이 유언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사망 6개월 후인 2020년 6월 발견됐는데, 여기에는 "롯데그룹 후계자는 신동빈으로 한다"는 내용과 함께 "신동주와 가족들은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말라"는 당부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장남인 신동주 회장은 이 유언장에 대해 "동생이 아버지를 돌보면서 유언장이 왜곡됐다"고 반발하며 경영권 복귀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신동주 회장은 이후 매년 6월말 롯데홀딩스 주총에 앞서 자신의 경영복귀 안건이나 신동빈 회장 해임 안건을 상정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지만 한결같이 모두 부결된 바 있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우호지분의 벽

신동주 회장이 11년째 경영권 복귀에 실패하는 이유는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에 있다. 롯데그룹은 광윤사→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 지분 50.28%를 보유해 최대주주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전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기 어렵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에서 한 살 아래 친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밀린 것으로 간주되지만, 지분 구조를 볼 때 여전히 롯데의 미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지분율 28.1%)인 광윤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문제는 신격호 창업주의 지분 분산 정책으로 인해 롯데홀딩스의 나머지 지분이 임원지주회, 임직원, 계열사 등 우호지분으로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러한 우호지분 세력들을 포섭하는 데 성공했지만, 신동주 회장은 이사회 및 경영진의 장악력 부족으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준법 위반이 발목 잡아

신동주 회장의 경영권 복귀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과거 준법 위반 사실이다. 그는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롯데그룹 각 사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됐는데, 이는 이사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법·무단으로 수집한 영상을 활용하는 '풀리카(POOLIKA)' 사업을 강행하고 임직원 이메일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것이 원인이었다.
일본 법원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준법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러한 과거 행적으로 인해 주주와 임직원들이 신동주 회장을 불신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법적 리스크와 형제 갈등

한편 신동빈 회장 역시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는 2016년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한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 관련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2019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신동빈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번 신동주 회장의 주주대표소송은 바로 이 사건을 근거로 한다. 그는 동생의 범죄 행위로 인해 회사 신용도가 하락했고, 경영진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끝나지 않는 분쟁의 미래

신동주 회장은 이번 소송 제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 소재를 밝혀 롯데홀딩스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홀딩스 측은 "소장이 도착하지 않아 언급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2024년 한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신동주 회장은 30위권에 재진입한 반면, 신동빈 회장은 5년째 순위권에 들지 못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주식을 모두 매각해 1조 4천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여서, 장기적인 법적 분쟁을 이어갈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창업주 신격호 회장 사망 후 5년이 지났지만, 롯데가의 형제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1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이것이 롯데그룹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리스트바로가기

Pension Economy

epic-Who

epic-Company

epic-Money

epic-Life

epic-Highlight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