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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다작과 유통의 막장

2023-09-25 10: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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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보성
지난 19일 tvN ‘벌거벗은 세계사’ 에서 천재 예술가이자 20세기 거장인 피카소와 일곱 명의 뮤즈를 다뤘다. 연인이 바뀔 때마다 예술의 새로운 경지를 선보이며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한 피카소에 대한 스토리였다.

작가인 제 입장에서 놀란 것은 피카소의 연인들이 아닌 피카소의 작품 숫자이다. 15만 점이라는 우정아 교수의 신선한 충격에 할 말을 잊었다.

새로운 목표가 생성되었다. 한국 작가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다작은 그림값 떨어진다’고 다작 금지령이 세뇌되었다. 그래서 한국미술에 다작하는 작가가 있다는 소릴 듣지 못했다. 다시 말하면 잘못된 전통과 정보가 한국미술의 키 자람을 막았다. 작가의 다작은 성실함이다. 작품의 장르마다 다작이 어려운 것이 있다. 다만 쓸데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작품이 많지 않다는 변명이나 팔리지 않은 것을 미리 염려해 게을러진 무리 속에 무늬만 작가들이 많다.

작가를 가늠하는 것은 작품의 크기다고 한다. 100호 이상의 작품은 보관도 어렵고 판매도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사이즈가 작은 그림은 얼마나 될까. 피카소의 작품 15만 점 중에 유화는 1만 점가량이고 판화와 도자. 드로잉 등 다양하다고 한다. 여러 가지 형편상 큰 그림도 없고, 경제적 여유가 없어 유화나 아크릴 작품이 없다면 드로잉이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어찌 되었든 피카소마저도 생전에 판매된 그림보다 판매 못한 작품이 더 많다.

저는 오래전 상금 1억 원을 걸고 ‘한국 작가상’을 만들었다. 작가상의 조건은 없다. 단 하나 작품 5천 점이다. 현재는 만점이다. 드로잉 포함이다. 무슨 심사가 필요하겠는가. 작품 만점도 없는 작가들끼리 모여 세계적인 작가가 나오길 바라는 요행은 어처구니없다.

그러다 보니 미술 화상끼리 단합하는 경우가 있다. 미술 화상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작품 수량이다. 한두 작가가 어려우면 더 많은 작가를 포함해 미술시장을 공략하는 작전세력이 비밀리 존재한다.

주식시장에서 작전세력은 구속이다. 미술시장에서 작전세력을 색출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이다. 최근 10년간 거래된 단색화 작품 구입했던 화랑에 환불하는 것이다. 화상들과 연계된 갤러리 퇴출과 작전세력이 망쳐놓은 미술시장을 복구해야 한다.

아마 방송에서 다뤄야 하는데 몸통이 누구인 줄 알지만 애꿎은 작가들이 피해가 될지 싶다. 단색화 구하기도 어렵고 웃돈을 줘야 한다는데, 판매된 금액으로 재 구입하도록 하면 화상과 갤러리는 대환영 아닐까.

작전세력은 10년 주기로 움직인다. 다음 작전은 평가가 안 된 ‘민중미술’도 군침 흘리고 있다. 세계 경매 시장에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미술계 다양성은 사라지고 오직 눈먼 국민들을 단색화 늪으로 몰아넣는 재주가 보통 아니다. 이런 짓거리 한 이들을 정부가 모를 수 없을 것이다. 아직은 토사구팽 시기가 아닐 뿐이다.

이미 화랑에서 소개한 단색화에 속았다는 소문을 막을 수 있을까. 이런 짓거리는 키아프와 프리즈에 극명하게 온도 차이를 보였다.

한국 작품 전체 불신이 조성되었다. 키아프에 판매된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프리즈 작품가격과 비교할 수 없는 이유는 국내 다양한 작가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전세력이 만든 언론과 방송 옥션이 한국 미술판을 개판으로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어느 작가는 굶어 죽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일본의 어느 평론가는 한국의 단색화 작가 중에는 일본에서 베낀 것이라 한다.

미술의 유통은 인기순이다. 지금껏 미술시장이 호황이라고 보는 시선에서 조금 눈을 돌리면 삐쩍 마른 건들면 바스러질 거 같은 작가들을 만든 것은 유통의 작전세력이 누구인지 다들 짐작은 할 것이다.

그럴지라도 꺾이지 말고 순도 100%의 창작에 타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미술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첫째는 다작, 둘째는 색채, 셋째는 철학, 넷째는 마케팅, 다섯째는 ‘운’ 또는 ‘기도’이다.

소처럼 작업했던 피카소보다 많은 작품을 남긴 뭉크도 있지만, 한국의 작가들은 피카소 이상의 열정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금보성: 현대시에 시 발표. 시집 7권. 화가, 개인전 75회. 홍익대 대학원 박사 수료. 전 서대문문화원 원장. 금보성아트센터 관장. 백석대교수.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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