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진 평론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금보성은 한글 기하학적인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글자를 해체하고 추상적으로 재구성한다. 금보성의 한글 문자 작업은 기하학적 추상처럼 보이 지만, 서양의 기하추상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나 말레 비치의 절대주의 같은 서양의 기하추상은 시각 너머의 자연의 본질을 인간 이성의 차갑고 수학적인 관점으로 환원시킨 것이다. 그러나 금보성의 한글 문자화는 이성의 수학적인 환원이 아니라 역동적인 우주철학의 구현이며, 수학적인 차가운 기하학이 아니라 신명나는 뜨거운 기하학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러한 금보성의 한글 문자화에서 중요한 속성은 우연성을 통한 놀이적 요소이다. 몬드리안이나 말레비치 같은 이성 중심의 서양의 기하학에서 우연성은 철저히 배격되었다. 다다이즘은 그처럼 경직된 이성을 해체하고자 하는 반작용으로서 우연성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금보성의 경우는 한글 문자 놀이를 통해 흥과 신명을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우연성을 도입한다. 놀이가 재미있는 것은 우연성이 인간의 계획된 질서를 뛰어넘어 확률로서 존재하는 초월적 세계를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수많은 놀이를 통해 이성 너머의 초월적 세계를 경험하고자 했다. 금보성이 작품에 우연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도입한 놀이는 윷놀이다. 윷놀이는 한민족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되어 지금도 명절에 친척들이 만나 행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놀이문화이다. 여기에는 한국인 특유의 신앙과 천지인(ㅇ, ㅡ, ㅣ)의 우주철학을 현대 미술로 변환하는 절대적인 기운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또한 “21세기 들어서 훈민정음 발음구조가 아닌 의미와 뜻을 해독하여 신명의 정신을 현대회화로 보여 준 것에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금보성 작가의 74회 개인전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영향을 받던 20대 프랑스의 비평가 데리다(Jacques Derrida)의 해체주의에서 우리 문화의 윷놀이 방식으로 이론적 개념읗 바꾼 후 일관되게 회화 조형 설치 등 재료와 장르에 제한받지 않고 한글 작업을 지속하면서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 해외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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