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몰래 사귀어(통정하여 두고)
맛둥[薯童]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향가 중 민요체를 대표하는 작품인 서동요. 서동과 선화 공주 대신 누구를 주인공으로 삼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민요적 정서를 갖고 있다. 삼국유사에 실린 서동요는 노래가 갖는 힘을 웅변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동요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했다는, 신라 서동과 같이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을 노래로 만들어 전파하는 사람이 있다. 싱어송라이터 김록환 전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서부지사장이다. 현재 삼육보건대학교 다문화교육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록환 삼육보건대 교수는 최근 직장인들과 예비뮤지션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나는 가수가 아니에요'를 출간했다.
신간은 31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의 비범한 도전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12년간 노래노트 형식으로 발표했다.
주말을 이용해 다문화문화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맡은 업무와 관련한 국가정책이나 사회문제를 노래로 만들었다. 한 곡 두 곡 만들다보니 10집 27곡으로 늘었다.
김록환 교수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검토한 결과가 국가 정책이고, 이는 국민의 삶과 직결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꼼꼼하게 알고 있는 국민은 많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면서 정부정책을 노래로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정책을 서동요와 같은 방식으로, 국민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렇게 탄생한 노래가 정부혁신 테마송 '혁신해요'을 비롯 청렴사회를 노래한 ‘'정당당 청렴사회', 일자리 창출 노래 'JOB&JOB', 해외취업을 노래한 '가자 세계로', 동서화합을 다룬 '인월장터', 물부족 문제를 다룬 '물 좀 줘' 등이다.
다문화 문화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들어부른 노래도 적지 않다. 김록환 교수가, 16개국에서 외국인노동자를 도입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근무한 것과 관련이 깊다.
다문화 사랑 노래 '우리며느리', 결혼이주여성의 마음을 담은 '바다 건너온 사랑'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NCS를 쉽게 알리기 위해 능력중심사회를 노래한 'NCS' 송과 NCS SONG 페스티벌, 제과제빵을 다룬 '사랑은 빵이야'와 일식 조리자격증을 주제로 한 '초밥사랑', 자식을 둔 부모입장에서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청춘들아 힘이 들지' 등 사회문제도 노래로 만들었다. 음악의 장르도 락, 발라드, 댄스, 트로트, 힙합 등 다양하다.
김 교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가수(歌手)가 아니라, 세상에 통용되는 단어는 아니지만 비유적인 표현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가수(佳手)로 정체성을 표현하는 김록환가수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31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직접 노래를 만들어 부르다보니 크고 작은 오해가 적지 않았다. 음원 수입만 수 천만 원이라는 오해는 애교 수준이고, 승진의 도구로 노래를 활용한다는 억측까지.
급기야 3년 전 신장암 수술을 받게 됐고, 이후 직장생활과 노래를 계속 발표하던 중 신장암이 재발됐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해 가다보니 순수한 열정은 공격을 받았고, 그 결과 심한 우울증과 불안감으로 몸이 상하고 정신과치료도 받았다.
김록환 교수는 "죽을 수 있다는 암을 두 번씩 겪다보니 삶이 더 소중했고, 노래와 봉사의 이유를 책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 수많은 고통에서 나를 구해 주었다"고 크게 웃었다.
김 교수의 처녀작 '나는 가수가 아니에요'는 직장생활과 주말 봉사활동 현장에서 보고 느낀 소감들을 잔잔한 글로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0년 이상 국가정책과 사회문제를 노래로 전하고 다문화 봉사활동을 보면서 건강한 사회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김록환가수의 자전적 노래에세이 '나는 가수가 아니에요'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추천글을 남겼다.
삼육보건대학교 다문화교육지원본부 김록환 교수의 책 '나는 가수가 아니에요'는 에이앤에프커뮤니케이션에서 출간했다. 306p, 1만5000원.
유경석 글로벌에픽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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