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c-Column
-
퇴직연금협회, "1300만 가입자 편에 서야 산다"
고용노동부가 올여름 '퇴직연금협회' 설립 논의를 재개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적립금 430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이 명실상부 국민 노후보장의 핵심 수단이 된 만큼, 협회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14년 전인 2011년에도 같은 논의가 있었지만 금융업권 간 이해관계와 당국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새 협회가 특정 퇴직연금사업자들의 이익 대변 기구가 아닌, 1300만 가입자를 위한 진정한 공적 기구로 거듭나려면 '가입자 중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라는 두 기둥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새 협회는 명확한 역할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첫째, 은행·증권·보험 등 각자의 입장에 따라 흩어진 목소리
-
[CP's View]국민연금 수익률의 허상...달러 기준으론 세계 최하위 수준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2024년 기금 운용 성과를 발표하면서 “15%라는 경이적인 수익률로 전 세계 주요 연기금 중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연 수익률 15%면, 노르웨이 정부연기금 7.6%, 네덜란드 연기금(ABP) 8.6%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최고 수익률"이라며 자화자찬했다.하지만 이 화려한 수치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국민연금의 놀라운 성과는 상당 부분 원화 약세라는 외부 요인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2024년 원·달러 환율은 14.01% 상승했다.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에 대해 원칙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100% 환노출' 전략 덕분에 이 환율 상승 효과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었
-
퇴직연금 개편안, 노후보장의 새로운 전환점
최근 고용노동부가 국정기획위원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퇴직연금 제도 개편안’은 노동부의 공식적인 (안)인지는 명확히 확인할 수 없으나, 우리 사회의 노후 보장 체계에 있어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430조 원을 넘어 약 10년 후는 국민연금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제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모든 국민이 안정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고된 개편안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단기 근로자까지 끌어안으려는 노력과, 제도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고하려는 고민의 흔적은 매우 인상적이다. 개편안의 핵심 변화는
-
잠든 퇴직연금, AI의 손길로 깨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정작 노후를 위한 준비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개인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퇴직연금마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현실은 참담하다. 가입자들의 무관심과 금융지식 부족으로 인해 87.2%라는 압도적인 비중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려 있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선택한 이 상품들은 정작 인플레이션도 따라잡지 못하는 저조한 수익률로 퇴직연금을 '잠자는 돈'으로 만들어버렸다.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가 퇴직
-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 현실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된 지 20년 만에 적립금이 43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자금이 되었다. 하지만 규모만 큰 것이 아쉽다. 수익률을 들여다보면 왜 많은 전문가들이 퇴직연금의 '대수술'을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지난 5년간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93%에 머물고 있다. 다른 연기금들의 수익율에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격차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근로자들의 노후 준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한국과 호주, 닮았지만 다른 두 제도이런 문제의식 하에 다양한 개선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디폴트옵션에서 원리금
-
기금형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라는 미명 하에 감춰진 위험한 진실
최근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이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문제 삼으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마치 기금형 제도가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병통치약인 양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퇴직연금의 본질적 역할을 외면한 위험한 발상이다.대법원 판례에서 명시하듯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후불임금'이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까지의 소득 공백기를 메우는 가교연금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운용의 제1원칙은 공격적인 수익률 추구가 아니라 자산의 안전한 '보존'과 '증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의 70% 이상이 원리금보장상품에 쏠린 현상을 '금융문맹'의 결과로 치부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는 불확실
-
퇴직연금 개혁의 갈림길, 국가 주도 기금형 vs 시장 경쟁형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대한민국이 '노후'라는 거대한 숙제와 마주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민의 두 번째 월급이라 불리는 퇴직연금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연평균 2% 남짓한 수익률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성실하게 일해 온 국민의 노후 자산을 소리 없이 잠식하는 '조용한 위협'이다.이 위협을 막고 실질적인 노후 보루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어떻게'이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적 기금형' 전환, 즉 국가가 주도하는 단일 혹은 소수의 거대 기구에 퇴직연금을 통합·위탁하자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의도가 항상 최선의 결과
-
퇴직연금의 미래, 로보어드바이저...수익률 혁신의 뉴 패러다임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 자동 운용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성과보수를 포함한 다양한 수수료 체계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이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성과보수와 투자일임 상품이 처음 선보인 역사적 변화로,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의 퇴직연금 상품들은 대부분 자산 규모에 기반한 정액 수수료 방식을 채택해왔다. 운용 성과와 무관하게 자산의 0.2%~0.5% 정도를 매년 고정적으로 지불하는 구조였다. 이런 체계에서는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려는 유인이 상
-
30년 일하고 받는 연금이 고작 이 정도?...퇴직금에 대한 한국인의 맨얼굴
최근 고등학교 동기로부터 받은 연락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퇴직 후 노후 준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30년 넘게 성실히 직장생활을 해온 그는 작년 은퇴 후 연금 수령을 위해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퇴직금 2억 5천만원과 개인연금 6천만원으로는 기대했던 연금액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이는 비단 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많은 퇴직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다.퇴직자산이 부족한 이유는 명확하다. 부동산 관련 대출 상환과 자녀 결혼자금 지원 등으로 상당 부분이 소진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짧은 근속년수에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평
-
퇴직연금 시장의 새로운 주역, MZ세대와 Alpha세대 접근 전략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거나 직장 생활을 시작한 MZ세대가 퇴직연금을 실제적으로 활용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 뒤를 이을 Alpha세대 역시 기존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를 아우르는 세대로, 태생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SNS·모바일 의존성'이 높은 집단이다. 이들은 단순한 소비보다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윤리적 브랜드를 선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퇴직연금에서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전체 평균 대비 1.7배나 높은 비중으로 활용하며 적극적인 투자
-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진출 논란, 법적 쟁점은?"
최근 연금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 여부다. 하지만 이 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의 고유 역할이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퇴직연금의 핵심 역할 중 하나는 평생연금이 아닌 '가교연금(Bridge Pension)'이다. 즉, 국민연금 수령 이전까지 노후를 책임지는 중간 단계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퇴직연금의 본질은 수익률 극대화가 아닌 원금의 안정적 보전을 통해 국민연금 수령 시점까지 버틸 수 있게 하는 데 있다.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가입자들의 합리적 집단지성에 따른 판단으로 봐야 한다. 그
-
퇴직연금 수수료, 최대 250만원 차이..."증권사 비대면 계좌가 답이다"
얼마 전, 한 은퇴자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얼마 안된다고 무시했던 IRP계좌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며,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고 했다. 그의 목소리엔 당황스러움과 억울함이 뒤섞여 있었다. 2년간 무심코 지불한 수수료만 400만원.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에게는 작지 않은 부담이었다.이런 일이 비단 그만의 문제일까.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량 은퇴로 3억원 이상 고액 IRP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수수료 구조를 제대로 모른 채 '익숙한 곳'에 가입해 억울한 손해를 보고 있다.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가입자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총비용부담률'을 실제 수수료로 오해하는 것이다. 총비용부담률은
-
퇴직연금 연금화, 월급처럼 받는 방법과 세금혜택 총정리
퇴직연금의 주요 이슈는 수익률, 가입률, 연금화 비율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그 세 번째인 연금화 비율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연금화란, 퇴직연금을 연금형식으로 받는 것을 의미한다. 27세에 첫 직장에 들어가면서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가 8년 근무 후 35세에 이직하여, IRP(개인퇴직계좌)에 2,000만원이 적립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당장 일시불로 찾으면, 세금을 제하고 약 170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55세부터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혜택을 받아 19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금액만 놓고 보면 연금으로 받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현재 10명 중 9명 이상이 일시불을 선택한다. 미래의 연금
-
국민연금 최고 수익률 뒤에 감춰진 진실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160조원의 수익을 내며 역대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 1213조원, 수익금 160조원, 수익률 15.00%(잠정·금액가중수익률)를 기록했다. 1988년 국민연금에 기금이 설치된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금 설치 이후 수익률은 연평균 6.82%를 기록했으며, 누적 운용수익금은 총 738조원으로 집계됐다. 자산별 수익률은 해외주식 34.32%, 해외채권 17.14%, 대체투자 17.09%, 국내채권 5.27%, 국내주식 -6.94%로 각각 나타났다.얼핏 보면 환호할 만한 성과지만, 이 화려한 수치들 뒤에 감춰진 진실을 들여다볼 필요
-
수익률 2%의 함정, 퇴직연금의 기로
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논의의 배경에는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이 있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계약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2% 수준에 그친 반면, 기금형 구조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6%대로 약 3배 차이가 나고 있다.왜 이런 수익률 격차가 발생하는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의 계약형 퇴직연금은 근로자 개인의 자금만으로 특정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구조다. 반면 기금형은 여러 근로자들의 자금을 모아 전문가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수익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전문가의 운용으로 장기적인 투자
-
[CP's View]퇴직연금 중도해지 수수료 인하에 숨겨진 은행ㆍ보험사의 ‘꼼수’
다음달부터 은행과 보험사를 통해 가입한 퇴직연금의 중도해지 수수료가 대폭 인하된다. 이는 정부가 '수수료 폭탄' 문제를 해소하고 퇴직연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이번 조치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경우 중도해지 시 약정 이자의 80~90%가 보장된다. 국내 6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보험사의 디폴트 옵션 상품에 적용된다.하지만 이 정책은 정부의 '압력'에 금융기관들의 '마지못한 수용'이라는 혐의가 짙다. 디폴트옵션 가입자들은 퇴직연금을 맡겨둘 뿐 적극적인 투자자가 아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다는 비판에 대응해 나온 게 디폴트옵션이다. 때문에 수수료 인하만으로 '머니 무브'가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일부
-
퇴직연금 가입률, 중소기업 근로자 노후 보장 위한 실질적 대안 필요
퇴직연금에 대한 문제제기는 크게 세 가지다. 수익률 제고, 가입률 확대, 그리고 연금화다. 이 중 수익률 문제는 지난 칼럼에서 살펴본 바 있다. 오늘은 퇴직연금 가입률 제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절반, 기업의 1/3 정도만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 가입률이 더 낮은 이유는 근로자 수가 많은 대기업 중심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가입률을 높이려면 노후 준비가 절실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퇴직연금 가입이 중요하다.그렇다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가입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로자가 원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근로자는 퇴직급여를 확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