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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AI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에 9700억 투자

지역별 차별화 전략 … 국내는 광모듈, 중국은 AI 반도체

2026-09-18 11:25:07

동박적층판(CCL) [두산]이미지 확대보기
동박적층판(CCL) [두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가파르게 확대하면서 핵심 소재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반도체 통신 부품 제조사들의 발주 규모가 극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두산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기술력 + 규모'라는 이중 경쟁력으로 무장하려고 나섰다.

두산은 17일 국내와 중국에 약 9700억원의 시설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동박적층판(CCL) 생산라인을 확충하는 이 투자는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2028년까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집행하며, 가동은 2028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동박적층판 생산라인 확충 … 2028년까지 단계적 집행
투자 지역은 제품 특성과 고객 수요 대응 속도에 따라 명확하게 분리됐다.

국내에는 약 4200억원을 투자해 광모듈용 CCL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광모듈은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사이에서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변환하는 부품으로, AI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면서 800G 이상 고속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품질 관리와 기술 보호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두산은 국내 전문 인력과 축적된 생산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에는 약 5500억원을 투입해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스위치용 CCL 공장을 신축한다. 중국은 글로벌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들이 밀집한 산업 허브다. 대형 고객사와 근접한 거점을 확보하면 발주 확대와 사양 변경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조 단위 발주 시대…기술력만으로는 부족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시장 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있다. CCL은 PCB의 핵심 소재로,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가속기, 네트워크 스위치, 광모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서버 간 통신량이 증가할수록 신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성능 CCL의 중요성이 커지는 구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증설 계획이 이어지면서 CCL 발주도 조 단위로 대형화하고 있다. 두산의 국내 생산라인은 이미 가동률 100%를 넘어선 상태다. 하이엔드 CCL은 높은 기술 진입장벽 때문에 공급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이다. 이제는 기술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대형 발주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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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기술 축적이 만드는 경쟁 우위
두산의 강점은 장기간 축적한 기술 역량에 있다. 50여 년간 CCL 국산화를 주도하며 쌓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의 신뢰를 얻어왔다.

AI 가속기용 하이엔드 CCL은 초고속 신호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고난도 제품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의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다. 두산은 이 분야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 광모듈 시장에서도 800G 이상의 고속 제품에 대응하는 하이엔드 CCL을 공급하며 주요 제조사의 '1순위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실적 성장이 뒷받침하는 투자 신뢰도
투자 결정을 뒷받침하는 것은 실적 성과다. 두산 전자BG는 올해 2분기 매출 6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네트워크용 제품은 데이터센터 서버향 AI 가속기와 800G 제품 공급량 증가가 성장을 견인했고, 반도체용 제품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견조했으며, 광모듈용 제품도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800G 중심 공급 증가가 이어졌다.

두산의 자체사업 기준으로는 2분기 매출 7652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9.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7.7%로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성장 전망도 가파르다. 2025년 1조 8757억원이던 전자BG 매출은 2026년 2조 8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9.3% 성장률이다. 전체 자체사업 기준으로는 올해 연간 매출 약 3조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제 투자로 중장기 공급 기반 확보
이번 9700억원 투자는 앞서 4월 발표한 태국 신규 공장 건설에 이은 일련의 공급 확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두산은 주요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에 기반해 한 발 앞선 투자로 필요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유승우 두산 사장은 "글로벌 고객사들은 오랫동안 축적해온 두산의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인정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 발주도 대형화되는 만큼, 한 발 앞선 투자로 필요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해 고객의 신뢰에 답하고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AI 반도체와 네트워크 인프라가 데이터센터의 핵심이 되는 시대, 두산은 기술 진입장벽에만 의존하지 않고 생산 규모까지 갖춘 공급사로 변모하려 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도 증설에 나서는 가운데, 이번 투자가 시장 주도권 강화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향후 2028년 증설 라인 가동 성과에 달려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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