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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개 대기업집단서 오너일가 407명 계열사 등기임원 등재

CEO스코어, BS·SM그룹 46·45 최다 … DL·미래에셋·태광·이랜드 4곳은 전무

2026-08-05 10:51:11

85개 대기업집단서 오너일가 407명 계열사 등기임원 등재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대기업집단 89곳 가운데 85곳에서 오너 일가 407명이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의 조사 결과, 총수는 물론 배우자와 자녀 등 직계가족을 넘어 친인척까지 포함한 오너 일가가 광범위하게 계열사 이사회에 포진해 있었다. 혈연관계를 중심으로 한 '족벌경영' 구조가 업계 전반에서 고착화된 양상을 보이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너 일가의 계열사 등기임원 수를 그룹별로 살펴보면 집단 간 편차가 뚜렷했다. BS그룹이 46곳으로 가장 많은 오너 일가를 등기임원으로 등재한 데 이어 SM그룹이 45곳으로 뒤를 이었다. 이 두 그룹은 자신의 총 계열사 규모 대비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비율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이 외에 GS그룹 34곳, 부영그룹 31곳, KG그룹 27곳, 농심그룹 26곳, 라인그룹과 사조그룹이 각각 24곳, 영풍그룹 23곳, KCC그룹 22곳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그룹이 20곳 이상의 오너 일가 등기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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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권오일 회장, 각각 16곳·15곳 최대 겸직
개인별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전체 21개 계열사 중 16곳(76.2%)의 등기임원을 겸직해 가장 많았다. 이 회장은 2020년 실형이 확정되면서 일시적으로 등기임원에서 물러났으나, 복귀 이후 다시 16곳의 등기임원을 맡게 됐다.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대명화학그룹 권오일 회장은 68개 계열사 중 15곳(22.1%)의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려 2위를 차지했다. 배우자의 경우 공병학 라인그룹 회장의 배우자인 오정화 라인문화재단 이사장이 8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해 총수 배우자로는 유일하게 겸직 수 상위 10명에 포함됐다.

세대 교체 진행 중 … 장녀 역할 부각
자녀 세대의 등기임원 겸직 양상은 최근 업계 구조 변화를 시사한다. 이중근 회장의 장녀 이서정 부영 이사가 13곳의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해 자녀 세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과거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했으나, 현재 등기임원 겸직 상황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겸직 수가 5곳 이상인 자녀 세대 11명 중 장남이 6명, 장녀가 4명이었으며, 차남은 1명에 불과했다. 장녀들의 경영 참여가 두드러진 사례로는 서경선 소노인터내셔널 이사, 곽혜은 KG그룹 부사장, 이민경 원익 이사가 각각 7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3년 사이 변화, 그룹마다 엇갈려
2023년 4월과 2026년 4월을 비교한 결과,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겸직 수는 그룹마다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였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겸직 수 증가가 가장 눈에 띈다. 실형 이후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하면서 다시 16곳까지 늘었고, 장녀 이서정 이사도 8곳에서 13곳으로 증가했다. 롯데그룹 오너 친인척인 최강용과 태영그룹 오너 친인척인 김형민 티와이홀딩스 전무도 각각 7곳과 5곳씩 겸직 수를 늘렸다.

반대로 SM그룹 오너 일가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과거 최다 겸직자였던 박흥준 국일제지 대표가 16곳에서 7곳으로 9곳 감소했으며, 우오현 SM그룹 회장 본인도 13곳에서 12곳으로 1곳 줄었다. 자녀들도 전반적으로 겸직 수를 감소시켰는데, 우지영이 7곳에서 2곳으로 5곳 감소, 우명아가 8곳에서 3곳으로 5곳 감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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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 등 24곳 총수 등기임원 맡지 않아
조사 대상 89개 대기업 집단 중 삼성, 한화, HD현대, 신세계, CJ, DB, 코오롱 등 24곳의 총수는 소속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한 곳도 맡지 않았다. DL, 미래에셋, 태광, 이랜드 등 4곳은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오너 일가가 한 명도 없었다.

다만 총수가 등기임원을 맡지 않은 그룹의 일부는 자녀 세대가 핵심 계열사의 경영진으로 활동 중이었다.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이 등기임원을 맡지 않았음에도, 장남인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임팩트 등 5개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HD현대의 정기선 회장, DB그룹의 김남호 명예회장, 코오롱그룹의 이규호 부회장도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은 2013년 이후 13년 만에 등기임원으로 복귀했다.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로 선임되었으며,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마트 각자대표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선의 과제 남아
국내 대기업집단의 오너 일가 등기임원 겸직 현황은 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 효율성을 둘러싼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일부 그룹이 과감하게 겸직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반면, 여전히 광범위한 족벌경영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그룹들도 존재한다. 세대 교체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체계적 노력이 업계 전반에서 요구되는 상황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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