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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이어 여수 산단도 구조조정 나선다

여천NCC, 여수 2·3공장 폐쇄 … 1공장은 롯데케미칼과 통합

2026-07-22 13: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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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대산 산업단지(산단)에 이어 여수 산단까지 사업 재편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본격적으로 구조 조정에 나섰다. 중국 저가 공세에 맞서 살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국내 나프타분해(NCC) 총 생산능력 약 1,470만t 중 최대 370만t(25%)을 감축한다는 정부 목표 아래 정부가 7천억원대 지원에 나서며 '선제적 자율 개편'이라는 전례 없는 산업정책을 실행하는 가운데, 울산 산단만 변수로 남아있게 됐다.
정부, 금융·세제 등 7천억 규모 패키지 지원
산업통상부가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4개사의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지난 2월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 이후 두 번째 사례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 산단의 개편안 승인으로 중동 전쟁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업계 구조 개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라는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려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절실함이 반영된 결과다.

업계 자율로 140만t 감산 … 목표 초과할 듯
여수 재편안의 핵심은 여천NCC의 2·3공장을 폐쇄하고 롯데케미칼이 여수 NCC 사업장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합병, 신설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2·3공장이 폐쇄되면 여천NCC의 연간 생산량은 228만t에서 90만t 수준으로 축소된다.

연간 92만t, 47만t을 생산하던 여수 2·3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에틸렌 생산 능력 140만t이 감소한다. 참여 기업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은 통합법인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갖는다. 정부가 제시한 NCC 감축 목표가 최대 370만t인 만큼 업계 자율 감산량이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산에서도 이미 감축 움직임이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이 110만t 규모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HD현대오일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중복 설비를 정리하고 있는 셈이다.
고부가 전환 중국과 경쟁력 격차 좁힌다
통합법인은 단순한 감산에 그치지 않는다. 다운스트림 부문에서 각 사의 경쟁력 있는 주력 사업을 통합하고 제품 구조를 고도화한다. DL케미칼의 PE(폴리에틸렌), 한화솔루션의 PE·석유수지,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이 신설법인에 모인다.

이들은 의료용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자동차·전선용 기능성 POE(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 같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면서도 중장기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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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자금 4500억 공급 … 29년까지 채무 상환 유예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7천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로 뒷받침한다. 가장 큰 규모는 6천500억원의 금융 지원이다.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전환을 위한 신규 자금 4천500억원을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공급하고, 2029년 말까지 채무 상환을 유예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입보험료를 최대 30% 할인해주고 보증한도를 최대 2배까지 우대한다. 세제 혜택도 상당하다. 기업 분할·합병 과정의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법인세 부담도 완화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사업재편 이후 인허가 승계를 허용하는 등 인허가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에 무관세를 적용해 약 156억원의 원가 절감을 돕고, 사업재편 기간 열 공급구역 중복금지 규정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정부는 고용·지역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병행한다. 140만t 에틸렌 설비 가동 중단에 따른 지역 고용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을 완화하고 재직자 직무 전환 훈련비를 보조하며 지역투자촉진보조금 지원 한도를 상향한다. 산업 고도화 측면에서는 중장기 필수 유망 R&D 3개 과제에 올해부터 248억원을 지원하고 신성장·원천기술 지정을 통해 기업들의 고부가·친환경 투자를 유도한다.

마지막 퍼즐 울산 산단 … 샤힌 프로젝트가 변수
국내 3대 석유화학 산단 중 울산만 아직도 구체적인 사업재편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산과 여수가 연쇄 승인을 받으면서 울산이 '마지막 퍼즐'로 떠올랐다.

울산의 셈법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최근 실적 반등과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다. 약 9조원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는 최근 기계적 완공을 마쳤고 올해 말까지 시운전을 거친 후 내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180만t인 샤힌이 풀가동되면 정부의 NCC 감축 목표 370만t의 절반에 해당하는 새 에틸렌이 양산된다. 생산능력 감축 유인이 약해진 가운데 대규모 신규 설비가 돌아가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부는 울산 산단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선제적·자율적 구조개편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까지 참여하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공급과잉 해소와 고부가 전환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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