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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삼성·LG·현대, ‘K-로봇’ 승부처는

피지컬 AI 시대 도래 … 전담 조직 만들고 미래 먹거리 창출 경쟁

2026-07-22 11: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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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LG·현대차그룹 등 국내 3대 그룹이 로봇사업에 승부수를 띄웠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는 등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 것이다.

조직형태와 속도는 다르지만 이들 기업 추구하는 핵심 방향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로봇을 단순 기술개발이 아닌 현장 데이터 축적과 현장 적용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피지컬 AI 시대가 도래하는 가운데, K-로봇의 진정한 승부는 이제 제조 현장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분산된 기술-인력 한곳에 모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1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RX(Robotics eXperience)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지금까지 사업부와 연구조직에 흩어져 있던 로봇 관련 인력과 기술을 한곳에 모아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총괄하는 통합 조직을 만든 것이다. 의사결정과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결정이다.

서울 우면동의 서울R&D캠퍼스를 연구의 중심축으로 삼고, 로봇 개발과 사업화에 필요한 오피스와 실험실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 중국, 일본에 각각 로봇 연구 거점을 마련해 각국의 특화 기술과 우수 인력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역량을 끌어 모을 생각이다.

삼성전자가 로봇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게 된 것은 2024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부터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와 협동로봇 기술을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반도체 역량을 결합하려는 구상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운영과 로봇 전략을 총괄했던 이동건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을 RX사업추진실 산하 로보틱스전략팀장으로 선임해 중장기 사업 로드맵 수립을 맡겼다. 서울대와 아주대 교수들도 조직에 합류하면서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속도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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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서 로봇전략 총괄 전문가 영입
RX사업추진실의 진정한 경쟁력은 서울 연구소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삼성은 구미사업장에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한다. 이는 실제 생산 라인에 로봇을 투입해 운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학습하는 현장 검증 체계다.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서울 연구조직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된 AI와 제어 모델을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접근법과도 닮아 있다.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자동차 생산공정에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2028년에는 부품 시퀀싱 작업을 시작해 2030년까지 부품 조립 작업으로 확대한다. 2028년까지 연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생산 공정의 로봇이 수집하는 모든 데이터를 AI 모델과 하드웨어 개선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런 현장 중심의 경쟁 구도는 아마존의 사례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 세계 물류 네트워크에 100만 대가 넘는 로봇을 배치한 아마존은 이들이 축적하는 운용 데이터를 'DeepFleet'라는 AI 모델로 통합 관리한다. 단 하나 로봇의 성능이 아니라, 거대한 현장에서 끊임없이 쌓이는 데이터를 최적화하는 과정 자체가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LG전자, 로봇사업센터 출범 사업 전 과정 통합
LG전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7월 1일 출범한 대표이사 직속 '로봇사업센터'는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로봇 사업과 연구개발 조직을 통합했다. 나아가 제품 개발부터 영업, 운영, 공급망관리, 생산까지 모든 단계를 하나의 조직에서 담당하도록 했다. 산업용·상업용·가정용 로봇을 아우르는 사업 체계를 구축하고, 로봇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도 병행한다.
이는 삼성의 RX사업추진실과 명확히 다른 접근이다. 삼성은 전사 로봇 전략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성격이 더 강하다. LG가 제품과 손익을 직접 책임진다면, 삼성은 전략 수립과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를 연결하는 통합 지휘체계 구축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 아틀라스 제조현장 투입에 무게
현대차그룹은 조직 체계 개편보다 실제 제조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틀라스의 생산공정 투입 시점을 명확히 제시했다. 2028년에는 부품 시퀀싱 작업으로 시작하고, 2030년에는 부품 조립 작업으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이다.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까지 공개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삼성과 LG는 아직 첫 제품과 고객, 양산 일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 차이는 사업 진행 단계의 근본적인 차이를 반영한다. 현대차는 이미 완성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갖고 있고, 투입 경로도 확정된 상태다. 반면 삼성과 LG는 현장 검증과 데이터 축적을 통해 제품과 고객을 동시에 만들어가는 과정 중이다.

한국 로봇 산업의 다음 장은 어디에 있나
삼성전자는 반도체·AI·가전 생태계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 현장과 휴머노이드 실증을, LG전자는 사업 전 과정 통합과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세 기업의 전략은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한다. 로봇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쌓고 검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철학이다.

LG전자의 사업 조직 통합, 현대차그룹의 구체적인 휴머노이드 투입 로드맵, 삼성전자의 데이터 팩토리와 글로벌 R&D 네트워크가 맞물린 지금, K-로봇 산업의 다음 장은 명확하다. 기술과 자본은 이미 충분하다. 승패는 누가 더 빠르고, 더 많이, 더 현실적인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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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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