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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 반도체시장에 2650억 달러 베팅

생산부터 패키징까지 공급망 구축 박차 … 삼성, 인텔과 경쟁 치열해질 듯

2026-07-20 15:36:34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 / 사진=로이터연합이미지 확대보기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 / 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웬델 황 최고재무책임자는 고객사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앞으로 수년간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TSMC는 애리조나 투자 규모를 기존보다 1000억 달러 추가해 2650억 달러(약 392조 원)로 확대했다. 첨단 패키징 시설을 포함한 12개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TSMC의 공세로 미국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인텔과의 파운드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AI 수요 신호
황 CF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강한 구조적 수요 신호를 읽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에서 수년에 걸친 강한 구조적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애리조나 사업 진행 상황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지속적인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TSMC의 낙관론은 현장의 성과로도 뒷받침된다. 이미 가동 중인 애리조나 첫 번째 공장의 수율(투입한 웨이퍼 중 정상 제품으로 생산된 반도체의 비율)이 대만의 주력 공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황 CFO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대만 수준의 생산 효율을 달성한 것은 현지 투자를 확대할 근거가 되었다.

미국 공급망 완성도 높인다
TSMC의 투자 확대 계획은 단순한 생산시설 증설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 생산부터 첨단 패키징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공급망을 미국에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첫 번째 공장은 가동 중이고, 두 번째 공장은 곧 장비 반입을 시작한다. 세 번째 공장은 건설 중이며, 네 번째 공장과 애리조나 지역 최초의 첨단 패키징 시설 구축 준비도 들어갔다. 여기에 연구개발센터 1곳까지 더하면 TSMC는 애리조나에 생산과 개발의 완전한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전체 12개 시설 구축 계획으로 미국 빅테크와 AI 반도체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삼성·인텔, 경쟁 부담 가중된다
미국 시장 내 파운드리 경쟁은 TSMC의 일방향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며 현지 고객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인텔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산시설 확충과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그러나 TSMC의 움직임 앞에서 경쟁사들의 부담은 커진다. TSMC는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최대 파운드리 업체다. 여기에 미국 현지 생산능력까지 확대되면 경쟁사들이 격차를 좁히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에 존재한다. 황 CFO도 "경쟁사들도 잘하지만 우리는 더 잘한다"며 시장의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만 중심 전략은 흔들리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TSMC가 미국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최첨단 공정의 중심을 대만에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황 CFO는 "대만에서 토지는 희소한 자원"이라며 "부지가 확보될 때마다 가장 앞선 기술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수년간 대만에만 최첨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 공장 13곳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TSMC의 명확한 역할 분담 전략을 드러낸다. 최첨단 공정 양산에는 연구개발 조직과 생산 조직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인데, 황 CFO는 "반드시 대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이 안정된 이후에야 해외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TSMC는 대만에서 최첨단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양산한 뒤 공정이 완성되면 미국 등 해외 생산기지로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와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TSMC의 공격적인 투자가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애리조나 투자 확대 과정에서 건설 인력과 기반시설 부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황 CFO는 "이용할 수 있는 건설 인력과 기반시설에는 물리적인 제약이 있다"며 미국 정부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더 큰 우려는 미중 기술 갈등이다. TSMC는 자사가 생산한 반도체가 화웨이의 AI 프로세서에 탑재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수출통제 조사를 받고 있다. 로이터는 해당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벌금 가능성을 보도했다. 황 CFO는 내부 수출통제 체계를 계속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고객사가 제품을 재판매하면 이후 유통 과정을 모두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도 변수다. TSMC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최근 주가가 7.3% 하락했다. 다만 연초 이후로는 약 50% 상승했으며, 업계는 TSMC의 AI 중심 전략이 중기적으로는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공급망 강화, 파운드리 격차 벌릴까
TSMC가 애리조나에 구축하려는 반도체 생산과 첨단 패키징 공급망이 완성되면, 삼성전자와 인텔이 현지 시장에서 마주할 경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업계는 최첨단 기술을 대만에 남겨두면서 미국 공급망까지 강화하는 TSMC의 이중 전략이 파운드리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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