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과거 농촌과 어촌에서 곡식과 땔감을 나르던 소박한 생활도구 ‘망태’가 시대를 넘어 현대적인 ‘잇-백(It-Bag)’으로 주목받고 있다. 짚풀생활사박물관(관장 정승혜)은 우리 민족의 삶과 노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망태를 조명하는 특별기획전 ‘오리지널 잇-백(Original It-Bag) : 망태 – 생산자의 문화에서 창작자의 언어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과거의 유물 나열을 넘어, 전통 기술 속에 숨겨진 조상의 지혜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30년의 기록, 15종의 망태에 담긴 삶의 기술 이번 전시는 짚풀생활사박물관이 1990년대부터 30여 년간 전국을 누비며 축적한 현지조사 자료가 밑거름이 되었다. 박물관은 기록으로 남긴 15종의 망태 짜임 구조를 공개하며, 그 속에 담긴 매듭과 교차의 미학을 선보인다. 특히 꼴망태, 씨앗망태, 수저망태 등 다양한 유물과 함께 이를 제작했던 도구와 재료들을 전시하여 생산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일상의 지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번 기획을 통해 망태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당대인의 삶과 감각이 집약된 하나의 창의적인 생산문화 결과물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미지 확대보기참여와 체험으로 잇는 공동체 문화의 가치
전시는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며 전통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옥 마당에서 진행되는 ‘대형 망태 공동 설치 프로젝트’는 관람객들이 새끼줄을 엮어 거대한 구조물을 완성하며 공동체적 생산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또한, 각자의 기억과 꿈을 기록하는 ‘나만의 망태 기록 보드’와 전통 구조를 활용한 화분걸이를 제작하는 ‘망태, 초록을 품다’ 교육 프로그램은 관람객들에게 전통 기술을 현대적으로 응용하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전통 공예의 리브랜딩 열풍은 이번 전시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으며, 박물관 측은 향후 이러한 전통 기술을 디지털 데이터로 복원하여 보존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병행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밀양까지, 이어지는 순회 전시
이번 전시는 두 지역을 거치며 각각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먼저 서울 짚풀생활사박물관 공간S에서 8월 15일까지 진행된 후, 8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경남 밀양 해천상상루로 무대를 옮긴다. 특히 밀양 전시에서는 전통 기술의 현대적 확장 가능성에 더욱 집중한다. 지역 장인 박호진 씨와 경남 지역 작가들이 협업하는 ‘짚풀공예 기술기반 창작 워크숍’을 통해 망태의 기법을 현대 조형언어로 재해석하며, 그 결과물을 전시함으로써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문화의 장을 완성할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전통의 유연한 변화를 직접 목격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승혜 짚풀생활사박물관장은 “망태는 단순한 민속 유물이 아닌 삶과 노동, 기술과 감각이 담긴 생산문화의 결과물”이라며 “이번 전시가 전통 생활문화의 이해에서 출발해 전통과 현대, 계승과 재해석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의 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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