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오너 4세의 첫 지분 매입
이규호 부회장은 7월 27일 코오롱티슈진 주식예탁증서(KDR) 1만3158개를 주당 1만52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취득 금액은 약 2억원이고, KDR 기준 지분율은 0.02%다. 국내 상장된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법인이라 KDR 형태로 거래되며, KDR 5개가 원주 1주에 해당한다. 이는 부회장이 지난 3월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약 4개월 만에 자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것이다.
이 부회장의 매입과 함께 경영진도 움직였다. 전승호 대표는 주당 1만5529원에 KDR 3228개를 추가 매수해 보유 물량을 원주 기준 3015주에서 6243주로 두배 이상 늘렸다. 매수 금액은 약 5012만원이다. 김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평균 1만5000원에 KDR 760개를 매입해 보유 지분을 원주 기준 25주에서 152주로 확대했다. 매수 규모는 약 1140만원이다.
TG-C 3상 실패와 신뢰 회복의 신호
이 부회장의 매입은 시점이 의미심장하다. 코오롱티슈진이 7월 20일 TG-C 미국 3상 첫 결과를 공시한 지 일주일 후인 7월 27일, 부회장은 주식을 매입했다. 핵심 평가지표 달성에 실패했다. 12개월 뒤 통증 개선은 TG-C 투약군 38.7점 vs 위약군 39.2점으로 0.5점 차이에 불과해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관절 기능 개선도 마찬가지였다. 결과 발표 후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20% 이상 급락했다.
약효 실패의 근본 원인은 강한 위약 반응이었다. 일반적인 골관절염 임상에서는 위약 효과가 3∼6개월 후 감소하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12개월 내내 유지됐다. 코오롱티슈진은 과거 임상과 비교해 TG-C 약효 자체는 동등하거나 상회한다고 평가하며, 이를 "절반의 성공"이라 자평했다. 회사는 강한 위약 반응의 원인 분석에 들어갔고, 정형외과 분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스미스앤네퓨에서 14년간 최고의학책임자를 역임한 앤디 웨이먼을 CMO로 영입했다.
시장 불안 속 오너와 경영진의 동반 매수는 신뢰 회복의 신호였다. 노문종·전승호 공동 대표는 주주 서한에서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결과 발표로 깊은 실망과 우려를 안겨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변명이나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책임경영과 영향력 확대의 신호
코오롱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은 경영 신뢰의 신호다. 이 부회장이 3월 사내이사 선임 후 4개월 만인 7월에 매입한 것도 의미가 있다. 2026년 상반기 인보사 관련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그룹이 TG-C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지주사 지분이 제한적인 현재 코오롱 구조에서 이 부회장은 계열사 지분 보유를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2025년 11월 28일 코오롱글로벌·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 매입에 이어 3월 사내이사 선임, 7월 티슈진 지분 매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보는 바이오 사업 특히 TG-C에 대한 그의 직접적 관여를 의미한다. 코오롱이 2021년 이후 티슈진에 누적 5525억원을 투자한 가운데, 부회장의 지분 매입은 그 성과에 경영진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신호다.
계열사 성과와 승계의 연결고리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지분 매입을 단순 책임경영을 넘어 차기 승계 준비의 밑작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지주사 지분이 크지 않은 현재 코오롱 구조에서 계열사의 성과가 향후 지배구조 재편과 승계 재원이 될 가능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 구조에서 TG-C와 같은 성장 사업의 성공은 단순한 사업 성과를 넘어 그룹 가치 상승과 함께 향후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계열사별로 단계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사내이사로 등재되는 일련의 행보는 이러한 배경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 코오롱그룹이 확인한 것은 책임경영과 신뢰 회복의 의지뿐이다. 승계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해석이지만, 오너 4세가 그룹의 미래 사업을 직접 챙기려는 의지 표현으로는 충분하다.
10월 두 번째 3상이 전부를 결정한다
결국 이 부회장의 지분 매입이 책임경영인지 승계 준비인지는 TG-C의 향후 성과가 판가름할 것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10월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TGC-12301)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번째 시험은 첫 번째와 임상 설계는 동일하지만, 참여 환자군과 의료기관, 연구책임자가 모두 다른 완전히 독립된 시험이다. 이는 첫 번째 시험의 이례적인 위약 효과가 임상 설계 자체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특정 환자군이나 연구 조건에 기인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두 번째 시험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다면 추가 임상 없이 바로 FDA 허가 신청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유의성을 다시 확보하지 못한다면 허가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오는 10월의 결과는 TG-C의 명운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자, 동시에 이 부회장의 지분 매입이 진정한 책임경영의 결실이 될지, 아니면 그룹 재편의 초석이 될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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