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일일 손실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접 비용보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글로벌 고객사 이탈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 손상이다.
잠재 손실규모 30조원 육박할 듯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객관적 수치로 살펴보면 그 규모는 극히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93.1%의 압도적인 쟁의행위 찬성률을 기록했으며, 약 6만 6천 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 5월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 측은 약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과 산정 기준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1분당 수십억 원, 하루 기준으로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장기화 시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만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으며, 생산라인 중단에 따른 수율 저하와 품질 문제까지 고려하면 잠재 손실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고객 외면 … 돌아오지 않는 신뢰 그러나 진정한 위험은 이러한 직접 손실액을 넘어선다. 송 교수는 파업의 비용을 생산 중단과 매출 감소 같은 '보이는 비용'과 신뢰 약화, 투자 연기, 생태계 충격 같은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구분하며 후자가 더 장기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고객사가 공급업체를 선택하는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공급 안정성과 신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수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추구한다.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고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고객사들은 즉각적으로 TSMC 등 대체 공급처 검토에 나선다. 송 교수는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I 패권 경쟁의 골든타임 상실
현재 전 세계는 AI 반도체 주도권을 놓고 엔비디아, TSMC, 인텔이 사활을 건 초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시기에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파업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경영 역량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막대한 기회비용이 된다. 송 교수는 "반도체 기술은 1~2년만 뒤처져도 경쟁력을 잃는다"며 "연구개발 집중도 저하는 향후 기술 경쟁에서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택 캠퍼스는 생산 라인 1개당 협력사를 포함해 약 3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가동 중단은 1764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로 구성된 산업 생태계 전반과 지역 상권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공급망 재편 압력은 중소 협력사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가동중단 땐 지역상권 직접 타격
송 교수는 이러한 비효율적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정보 비대칭성'에서 찾았다. 노사 양측이 파업이 결국 모두에게 손해임을 알면서도 협상에 실패하는 이유는 회사의 지불 능력 은폐와 노조의 파업 위력 과장이라는 '힉스 패러독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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