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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 재합병 왜?

기술수출 협상 우위 점하고 약가 우대 혜택 확보 포석

2026-04-15 14:10:22

일동제약 본사. /일동제약이미지 확대보기
일동제약 본사. /일동제약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제네릭 중심의 일동제약이 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한다. 2023년 신약 개발 승부수로 분사시킨 지 불과 2년 만의 재통합이다. 업계에선 단순한 경영 효율화를 넘어 글로벌 기술수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정부의 약가 우대 혜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본잠식 상태 자회사, 본사로 돌아가다
지난 13일 일동제약 이사회는 100% 지분을 보유한 유노비아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신주 발행 없는 무증자 소규모 합병으로 진행되며 합병 기일은 6월 16일이다. 유노비아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다.

일동제약은 약가인하 등 경영 환경의 변화와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고 R&D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공식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 약가인하 정책을 강화하면서 제네릭 위주인 제약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특히 정부는 복제약 난립을 막기 위해 R&D 비중이 높은 기업을 우대하겠다고 공식화했고, 이는 일동제약에 즉각적인 경영 전략 전환을 강제했다.

비만치료제 'ID110521156', 글로벌 협상의 무대로
이번 합병에서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유노비아가 주도해온 GLP-1 계열 경구용 비만 치료제 'ID110521156'의 향방이다. 이 물질은 지난해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협상에서는 특허와 의사결정 권한이 명확한 단일 법인이 유리하다. 자회사 체제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권리 귀속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본사가 직접 권리를 보유하는 것이 협상 속도와 사후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사실 일동제약은 이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의 권리를 유노비아로부터 선제적으로 인수한 바 있다. 이번 합병 역시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전권을 본사로 귀속시켜 글로벌 파트너링 미팅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약가 제도, 합병을 서두르게 하다
정부의 약가 제도 개편안이 합병을 서두른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보건복지부는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60% 수준으로 인정해주는 등 우대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동제약은 R&D 비용을 자회사인 유노비아가 집행하면서 본사의 매출 대비 R&D 비중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왔다. 유노비아를 다시 품에 안으면 분산됐던 연구개발비가 본사 회계에 통합되어 R&D 투자 비율이 급등하게 된다. 이로써 2027년까지 유효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유지하고 약가 가산 혜택을 사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동제약의 R&D 비용 규모는 변동이 컸다. 2023년에는 약 1000억원 가까이 투자하며 매출액 대비 16.30%를 달성했으나, 지난해에는 연구개발비로 365억원을 지출해 매출액 대비 6.54%로 하락했다. 올해 박재홍 신임 R&D 본부장 선임을 계기로 R&D 비용이 두 자릿수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박재홍 사장. (일동제약그룹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박재홍 사장. (일동제약그룹 제공)
제약통 박재홍의 등장, R&D 재정비 신호탄
일동제약은 지난 1일 새 R&D 본부장으로 동아에스티 출신의 박재홍 사장을 선임했다.
오랜 기간 R&D에 몸담은 전문성 있는 인사를 통해 핵심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다. 얀센과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를 거친 박 본부장은 본사와 자회사를 아우르는 통합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일동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앞서 언급한 비만치료제 외에도 위궤양치료제(P-CAB) '파도프라잔'이 있다. 회사는 임상 1상 이후 2024년 대원제약에 해당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으며, 현재 대원제약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대표 파이프라인에 대해 기술이전과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빠른 상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재무 안정성과 개발 효율화의 양립 목표
이번 재합병은 일시적으로 연결 재무제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유노비아의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신약 개발 성과를 온전히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CG인바이츠(크리스탈지노믹스)는 2024년 6월 신약 개발 자회사 마카온바이오테라퓨틱스를 소규모 재합병했다. 마카온도 합병 직전해인 2023년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CG인바이츠는 경영효율성 증대 및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했으며, 특히 2020년 7월 자회사 마카온에 아이발티노스타트의 섬유증 관련 개발 권리를 약 1000억원에 넘겼으나 재합병을 통해 임상 등 개발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재합병을 통해 R&D 전략 재정비를 기반으로 사업의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이고, GLP-1 비만치료제 및 소화성궤양치료제 P-CAB 등 주요 신약 개발 과제를 연속성 있게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안정성을 도모하고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사업 추진력을 강화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구조 조정에서 끝나지 않고, 신약 개발 경쟁에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이 쏠려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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