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테크는 120억 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이번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 0.0%, 만기이자율 1.0%로 설계됐으며, 만기일은 2030년 12월 16일이다. 원금은 만기 시 전자등록금액의 105.101%로 상환된다.
이번 자금 조달의 핵심 목적은 명확하다. 지난달 발표한 열전소자 사업과 맥신 생산 준비를 위한 시설투자다. 나인테크는 그동안 연구개발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양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먼저 열전소자 사업은 이미 파일럿 라인 구축을 마친 상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장비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열전소자는 전기를 가하면 한쪽은 열을 흡수하고 반대쪽은 열을 발산하는 '펠티어 원리'를 활용한 기술이다. 냉매 없이도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CPU와 GPU, HBM 등 고발열 장비가 밀집된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 비용이 전체 운영비용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부담이 크다. 글로벌 AI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냉각 효율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런 배경에서 열전소자는 기존 공랭 방식이나 액체냉각을 보완하는 차세대 점냉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나인테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사 요구에 맞춘 모듈형 열전 냉각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표준화된 제품이 아닌 맞춤형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맥신 사업 역시 생산 체제 구축을 위한 추가 설비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맥신은 금속과 탄소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나노 소재로, 뛰어난 전기전도성과 얇은 코팅 두께가 특징이다. 이런 물성 덕분에 차세대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열전소자와 맥신은 우리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그동안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기반을 탄탄히 다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양산에 앞서 시설투자를 통해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대응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인테크는 디스플레이 장비와 반도체 장비 제조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 배터리 장비 전문기업이다. 최근에는 GPU 발열 관리와 세포 배양 온도 제어 등 차세대 소재 및 에너지 효율 기술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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