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증가하는 외국인 고객의 보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금 청구 외국어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삼성화재 대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모두에서 제공되며, 영어와 중국어 기반으로 구성됐다.
이번 서비스 개발의 출발점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이었다. 삼성화재가 최근 외국인 고객의 디지털 서비스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항목은 보험금 청구가 58.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보험료 납입 14.0%, 증명서 발행 9.5% 순으로 나타났다.
절반을 훨씬 넘는 외국인 고객이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사실은, 이 영역에서의 언어 장벽 해소가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보험금 청구는 정확한 정보 입력과 절차 이해가 필수적인 만큼, 모국어 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
사용 언어 분석 결과도 흥미롭다. 중국어권이 68.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영어권이 8.4%로 뒤를 이었다. 이는 국내 거주 외국인의 언어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수치다. 삼성화재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금 청구 영역에 영어·중국어 서비스를 우선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삼성화재가 취한 접근법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기존 한국어 화면을 번역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영어권·중국어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용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화면 구성, 안내 항목, 입력 절차 등을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 검증하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한 것이다.
이는 '외국어 지원'과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 사이의 차이를 보여준다. 단순 번역이 아니라 외국인 고객이 실제로 쉽고 정확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고 개선했다는 점에서, 고객 중심 서비스 설계의 전형을 보여준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금융·보험 업계의 다국어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단순 통번역 서비스나 외국인 전용 창구 운영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삼성화재의 이번 서비스는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의 실제 니즈를 파악하고,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실효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재는 보험금 청구 영역에 영어·중국어 지원이 적용됐지만, 향후 보험료 납입, 증명서 발행 등 다른 주요 서비스로 확대되고, 베트남어, 일본어 등 추가 언어 지원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과 사용자 테스트라는 검증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삼성화재의 외국인 고객 서비스는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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