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선은 국민성장펀드를 단순한 '관제 투자금'이 아닌 '민간 성장과 혁신 산업을 키워내는 종잣돈'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박 회장과 서 회장은 각각 자본시장과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샐러리맨 신화'를 쓴 대표적 인물들이다.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민관협력 자문기구인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두 회장을 포함한 세 명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되며,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대기업·벤처기업 최고경영자, 투자업계 수장 등 20명 안팎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전략위원회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처럼 펀드 운용 전략 전반을 책임진다. 기금의 운용 목표와 위험관리 원칙, 자산 배분 및 위탁 기준 등 핵심 사항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달 중순 첫 회의를 시작으로 1년에 두 차례 정례회의를 열어 운용 방향과 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을 글로벌 투자전문 그룹으로 키워낸 투자 역량과 투명성 중심의 운용 철학을 펀드에 접목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 회장은 바이오 벤처를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시킨 셀트리온의 경험을 이식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이 그동안 '유망 건은 투자업계와 산업계가 공동 투자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론을 펼쳐온 만큼, 투자업계와 산업계 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와 바이오, 첨단 제조 분야의 상징적 인물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펀드의 신뢰성을 높이고 민간 자금 유입을 늘리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첫 전략위원회에서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차관급 인사도 참석해 '1호 프로젝트'의 자금 지원 방식과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운용 전략보다는 큰 틀에서 국민성장펀드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벤처에서 시작해 굴지의 기업을 일궈낸 창업자들의 노하우가 펀드 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펀드 사령탑부터 60여 명으로 구성된 관계부처 합동 추진지원단, 산업은행 국민성장펀드 사무국까지 실무 조직이 모두 갖춰지면서 본격적인 펀드 집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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