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전기요금 유지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연료비 절감이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졌고, 향후 AIDC(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력요금 제도 개편 등 추가 상승 모멘텀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은 14일 한국전력에 대해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5만 원에서 6만 3,000원으로 26% 상향 조정했다. 2026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에 PBR 0.7배를 적용한 수치다.
한국전력의 3분기 실적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깜짝 실적이었다. 매출액 28조 원(전분기 대비 26% 증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 영업이익 5조 7,000억 원(전분기 대비 165% 증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 순이익 3조 8,000억 원(전분기 대비 222% 증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을 기록하며 성수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누적 별도 지배순이익이 4조 9,000억 원에 달하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국전력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주환원 정책 강화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원전 이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하락했음에도 평균 전기요금이 175원/kWh로 전년 대비 5% 높게 유지됐다. 여기에 전력시장 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하면서 계통한계가격(SMP)을 결정하는 한계 발전소의 급전순위가 하락했고, 이는 연료비와 구입전력비 감소로 이어졌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애널리스트는 "최근 상승한 환율에도 산업용 전력 판매 부진이 오히려 시장 가격을 낮추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AIDC 건설과 계통 병목 해소를 위한 에너지고속도로 투자, 투자비 확보를 위한 시장 개방 가능성, 지역별차등요금제 실시로 인한 시장 제도 개편 및 4차 배출권거래제로 인한 전력요금 인상 명분 발생 등 실적과 멀티플 상향 요인은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4분기 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은 4분기 매출액 23조 원(전분기 대비 16% 감소,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 영업이익 3조 9,000억 원(전분기 대비 31% 감소,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을 예상했다. 비수기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중장기 성장 동력도 풍부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2025년 연내 도매 가격에 도입되고 2026년 소매 가격에 반영될 예정이다. 11일 확정된 제4차 배출권 거래제에서는 발전사 유상할당 비율이 기존 10%에서 50%까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력요금 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은 컨퍼런스콜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첨단산업 전력 공급 등 전력 설비 투자 재원 마련이 요금 인상의 주요 근거"라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등에서 추가 비용 상승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동해안 HVDC(초고압직류송전) 1단계가 2026년 10월 준공되면 4GW 송전 용량이 추가돼 7.8GW 송전 제약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 애널리스트는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3조 4,660억 원에서 15조 4,360억 원으로 14.6% 상향 조정했고, 2026년 전망치도 14조 9,210억 원에서 18조 2,900억 원으로 22.6% 높였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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