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CJ그룹 손경식 회장은 2일 사내방송을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최근 여러 곳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기존의 해답이 통하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회장이 지적한 경영환경의 변화는 다각적이다. 먼저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진화가 국가와 기업의 최우선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글로벌 통상환경도 급격히 변했다. 그동안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하나의 시장으로 나아가던 국제 경제 체제가 국가별, 지역별로 이해관계에 따라 시장이 분절되는 양상으로 급변했다.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자국 산업과 기술을 지원하면서 기업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전략 수립을 요구받고 있다.
손 회장은 "이 같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 과거의 문법 속에서 준비한 사업 전략은 일순간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시대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대에 미친 성과, 앞으로의 경고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2025년에 대한 평가는 엄격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우리 그룹은 여러 사업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그룹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자평했다.
특히 "단기 성과 개선을 위한 한시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구축 측면에서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확인한 한 해였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히 지난해의 실적 부진을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 CJ그룹이 구조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손 회장은 이 어려움을 절망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불확실성 증대, 기존 성공방식의 한계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도약해야 할 당위성과 기회가 더욱 선명해졌다"고 밝혔다.
기회의 근거는 명확했다. 손 회장은 "지금 전 세계 소비자들은 K-푸드, K-콘텐츠, K-뷰티 등 K-라이프스타일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6년 경영의 세 가지 당부
이러한 기회를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 손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작은 성공의 반복과 확산이다. 손 회장은 "변화는 거대한 전략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작은 성공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각 사, 각 부서에서 작아 보이지만 의미 있는 성공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이러한 작은 성공들이 빠르게 공유되고 확산될 때 조직의 끝단까지 체질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작은 성공이 반복되는 조직만이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K-트렌드 시장 선도를 위한 실행 가속화다. 손 회장은 "빠른 실행이 곧 경쟁력"이라고 단정했다. 현재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K-트렌드를 활용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CJ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고 경고했다. 손 회장은 "이제는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가 미래 시장의 승자를 결정할 것"이라며 의사결정부터 제품 개발, 글로벌 진출, 파트너십 체결 등 사업의 모든 영역에서 속도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담대한 목표 설정과 두려움 없는 도전이다. 손 회장은 "낮은 목표는 우리를 안주하게 만들고 조직의 변화를 가로막는다"며 도전적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전적 목표를 세우는 순간 조직은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고 움직이며 전혀 다른 성장의 길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들이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CJ그룹의 미래를 스스로 열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글로벌 대표 기업이 될 것인가, 존재감 없이 잊혀질 것인가
신년사의 마지막 부분에서 손 회장은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명확히 했다. "우리는 그룹의 미래를 결정짓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에 따라 글로벌 대표 생활문화기업으로 부상할 수도 있고 존재감 없이 잊혀질 수도 있다"고 쓸쓸하면서도 긴박한 경고를 던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손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외 정부정책을 선제적으로 활용하고, AI 디지털 기술을 사업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우리 그룹이 추구하는 건강, 즐거움, 편리의 가치를 전세계인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올해부터 더욱 과감하고 빠르게 실행해 주시기 바란다"는 당부로 신년사를 마쳤다.
위기 속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DNA
손 회장은 마무리하면서 CJ그룹의 정신적 기초를 상기시켰다.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DNA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한 정신이 우리 그룹을 한류의 중심 기업으로 만들었고,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2026년은 CJ그룹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손 회장의 메시지다. 변화의 한복판에서 기회를 명확히 보고, 그 기회를 누구보다 먼저 현실로 만드는 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으로, 이는 CJ그룹의 2026년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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