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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금융 ‘메가 생보사’ 프로젝트 <下>] 성공 통합 위한 CEO의 과제는

내부통제 실패하면 조직 와해 … 구조조정 칼 쓰며 노사 상생도 이끌어내야

2026-03-19 12:45:12

동양생명·ABL생명 본사.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동양생명·ABL생명 본사. [사진=각사]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우리금융의 1조5천493억원짜리 거대 생보사 탄생을 위한 외형적 결합은 마무리됐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완료한 우리금융에게 이제 남은 것은 내실을 다지는 '연착륙(Soft Landing)'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의 엄격한 내부통제 기준을 충족하고, 양사 노조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우리라이프'가 진정한 리딩 생보사로 도약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월 동양생명을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1년 내 동양생명 중심으로 합병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애초 3년 내 통합 계획보다 대폭 앞당겨진 일정은 우리금융의 결단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신뢰 회복, '내부통제'가 성패 가른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후 금융당국에 강도 높은 '내부통제 개선안'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까지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통합 과정에서 한 치의 오차 없는 자본 관리와 리스크 통제 시스템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손꼽힌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우리금융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해 그룹 자회사로서의 시스템 전반을 정비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동양·ABL생명이 우리금융 그룹의 통일된 내부통제 기준을 준수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겠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의 관행을 탈피하고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클린 보험사'로의 거듭남을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2024년 말 기준 각각 자산 34조5천776억원, 18조6천65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양사 자산을 합치면 총 53조2천427억원으로 NH농협생명(53조2천536억원)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생보사 자산순위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신한라이프(약 60조원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KB라이프(33조원대)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53조원대의 거대 생보사가 우리금융 그룹의 강화된 내부통제 기준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안착시키느냐가 금융당국의 신뢰 회복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사 상생의 묘수, '원팀' 향한 진심 어린 소통

서로 다른 기업 문화를 가진 두 조직이 합쳐지는 만큼 노사 관계 설정이 이번 통합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노조가 요구하는 고용 보장 및 통합 위로금 협상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인적 자산에 대한 투자'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과정에서 불가피한 구조조정도 업무 효율화와 재배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의 관점에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노조 측은 고용 안정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요구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소통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의 소통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성 대표는 지난 2월 설 명절 봉사활동 자리에서 직접 임직원들과 청렴 소통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내부적으로 인사(HR) 통합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영진이 노조 사무실을 방문하며 현장의 우려를 청취하는 모습은 조직 내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통합"이라는 원칙 아래 노사가 함께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L생명 대표인 곽희필 후보는 1966년생으로 2001년 오렌지라이프에서 금융설계사(FC) 경력을 시작했으며, 2018년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후 2021년 신한라이프 통합 당시 FC1사업그룹 부사장을 맡으며 통합 현장을 직접 주도한 경험을 가진 인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신한라이프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핵심 인물들을 영입한 것은 과거의 성공 경험을 동양과 ABL생명 통합에 체계적으로 적용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7년 우리라이프 출범, 보험 시장 게임 체인저

우리금융이 내부통제 개선, 노사 상생, 시스템 통합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2027년은 우리금융 보험사업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보험 상품 판매 시너지가 초기에 가시화돼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자산운용에 우리라이프의 운용자산을 이관해 그룹 내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과정에서 구축될 최신 IT 인프라는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상품 제공 등 디지털 생보사로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체제하에서 CSM(보험계약마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이 우리라이프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양∙ABL생명의 통합 성공이 우리금융의 미래를 결정한다

우리금융의 1조5천493억원짜리 베팅은 단기 실적이 아닌 중장기 그룹 체질 개선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형 확장에 성공한 우리금융이 앞으로 2년간의 통합 과정을 거쳐 어떻게 질적 성장을 이뤄낼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보험권에서 신한라이프의 성공 사례가 있지만, 우리라이프는 더 큰 규모와 더 복잡한 조직 문화를 다루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동양생명 내부에는 기존 동양생명 출신과 우리금융 출신, 성 대표 취임 이후 합류한 신한라이프 출신 인력이 혼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형 확장, 인적 자산의 조직화, 그리고 금융당국 신뢰와 노사 상생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모두 완수할 때, 우리라이프는 생명보험업계의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보험권 관계자는 "단순한 규모의 합산이 아닌 진정한 '1+1=3'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우리금융의 보험사업 성공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종룡 회장이 내건 1년 내 합병이라는 야심찬 목표가 현실화될 때, 우리금융의 이번 도전은 단순한 규모의 확대를 넘어 보험업계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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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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