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호반그룹은 대한항공을 거느리고 있는 한진칼 지분을 언제부터 사 모으고 있고, 그 목적은 무엇일까.
2022년 3월, KCGI로부터의 5640억원 지분 인수
호반그룹이 한진칼에 투자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2년 3월이다. 호반건설은 3월28일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대량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거래 내용은 다음과 같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외 특수관계인 6개사는 호반건설과 의결권 있는 주식 940만 주(약 13.97%)를 매도하는 장외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5640억원, 주당 매매가격은 6만원이었다. 여기에 호반은 같은 달 18일 장내매수를 통해 추가로 5만2000주(약 0.08%)를 별도 취득했다. 결과적으로 호반건설의 총 지분율은 17.43%에 도달하게 됐다.
KCGI는 2018년부터 한진칼에 투자해 온 사모펀드였다. 2020년에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까지 벌인 세력이었다. 호반건설이 이들 지분을 인수하면서, 조원태 회장에 이어 두 번째 주주로 부상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이 단순 투자가 아니라 항공·물류 분야에 본격 진출하려고 한다고 바라봤다
2023년 10월, 팬오션 지분의 재매입
이후 호반그룹은 지속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다. 2023년 10월 17일 호반건설은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390만3937주)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거래금액은 1628억원, 주당 매매가격은 4만1710원이었다. 주목할 점은 호반건설이 2022년 12월에 같은 지분을 팬오션에게 팔았다는 사실이다. 당시 주당 처분 가격은 3만7715원이었다. 약 10개월 사이 주가가 올랐음에도 호반건설은 이 지분을 다시 사들였고, 팬오션은 약 156억원의 거래 차익을 확보하게 됐다.
이 거래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았다. 호반그룹이 이미 정해진 계획에 따라 한진칼 지분을 체계적으로 재편성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호반그룹의 지분이 계속 증가하고 있었고, 조원태 회장 측과의 격차는 점차적으로 좁혀지고 있었다.
호반그룹의 전략은 2024년과 2025년 들어 더욱 정교해졌다. 이제 호반건설 한 곳이 아닌 여러 계열사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은 17.46%였다. 이후 2025년 5월 12일,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율이 17.44%에서 18.46%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표면상 1.02%포인트 증가였지만, 그 과정은 세심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2024년 3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정확히 1년 1개월간 무려 84회에 나눠 한진칼 주식 64만1974주(0.96%)를 장내 매수했다. 이를 통해 호반호텔앤리조트의 지분율은 6.81%까지 상승했다. 동시에 호반도 3만4000주(0.05%)를 추가 확보하며 지분율을 0.15%로 늘렸다. 호반건설의 기존 11.50% 지분과 합쳐서, 호반그룹의 총 특별관계자 지분은 18.46%에 도달했다.
이는 호반그룹이 '포착되기 어려운 방식'으로 지분을 모아온 전략을 명확히 보여줬다. 한 계열사가 한 번에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계열사를 통해 분산 매수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호반그룹은 2025년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조용해 보이는 주주가 경영 현안에 본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1.78% 포인트까지 좁혀져 … 경영권 인접 영역에 도달
2026년 3월 18일 공시된 2025년도 사업보고서는 호반그룹의 3년 8개월간의 축적 결과를 정리했다. 최종 지분율은 18.78%였다.
호반건설과 조원태 회장 측 지분 격차는 2024년 말 기준 2.23%에서 2025년 말 1.78%로 0.45%포인트 더 좁혀졌다. 호반그룹의 지분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였다. 현재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20.56%이므로, 호반그룹은 경영권 쟁탈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영권 인접 영역'에 도달한 상태다.
특히 한진칼 지배구조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새롭게 국민연금이 대주주 명단에 등재되면서(약 5.44%), 더 이상 단순한 구도가 아니게 됐다. 현재 구조는 조원태 회장 측(20.56%) > 호반그룹(18.78%) > 델타항공(약 15%) > 산업은행(10.58%)의 순이다. 호반그룹이 실질적인 제2 주주로서의 위치를 확실히 한 셈이다.
'단순 투자'인가, 경영권 포석인가
호반그룹 측은 여전히 공식 입장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첫째, 호반건설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를 시도한 전력이 있다. 항공업 진출에 대한 기왕의 관심이 있었다는 뜻이다. 둘째, 최근 주주총회에서의 반대 행동과 이사 보수 안건에 대한 이의 제기는 단순한 투자자의 모습이 아니다. 셋째, 호반그룹이 항공·물류 관련 부동산과 리조트 자산을 꾸준히 확보해 온 점도 우연이 아닌 체계적 포석으로 보인다.
호반그룹 관계자들이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까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하지만, 정확하게 계산된 지분 확보의 행보는 다른 이야기를 말해준다.
사모펀드 KCGI에서 시작한 여정의 현재
호반건설이 2022년 3월 KCGI로부터 시작한 한진칼 투자는 이제 한진그룹 경영진의 새로운 견제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2026년 3월 18일 공시된 18.78%는 단순한 투자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호반그룹이 지난 3년 8개월간 얼마나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지분을 축적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이며, 앞으로 한진칼 주주총회와 경영 의제에서 호반그룹의 목소리가 얼마나 커질지를 예측하게 하는 신호다. 조용했던 투자자가 이제 경영권 인접 영역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한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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