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은 이번 상장이 단순한 현지 자금조달을 넘어 LG전자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20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LG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BUY'와 목표주가 10만 8,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민경 애널리스트는 지난 13~16일 인도 현지에서 진행된 LG Electronics India Ltd.(LGEIL) 상장 관련 행사에 참석한 후기를 바탕으로 이같이 분석했다.
LGEIL은 10월 14일 인도 NSE/BSE에 상장됐으며,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1,140루피로 책정됐다. 상장일 주가는 48% 급등하며 시가총액 약 19조원을 기록했다. 이번 IPO는 구주매출 방식으로만 진행됐으며, 기관투자자·고액자산가·일반투자자 부문의 경쟁률은 각각 166.5배, 22.4배, 3.5배로 평균 54.02배를 기록했다. 이는 인도 IPO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LG전자는 LGEIL 지분 15%를 구주매각하며 약 1조8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3년 내 추가로 10%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현 시가총액 기준 약 1조9천억원의 추가 현금 확보가 전망된다.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 이후에도 75%의 지분을 유지할 예정으로 LGEIL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LGEIL은 1997년 설립된 LG전자의 자회사로, 2024년 말 기준 휴대폰을 제외한 인도 가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FY25 기준 매출 구성은 가전·공조 부문이 75%, 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이 25%다. 제품별 인도 내 시장점유율은 세탁기 33.5%, 냉장고 29.9%, TV 27.5%, 인버터 에어컨 20.6%로 주요 카테고리 대부분에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LGEIL의 생산 역량도 주목할 만하다. 노이다와 푸네 두 곳의 주요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5월에는 Andhra Pradesh 주 스리시티에 세 번째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총 투자금액은 약 6억 달러 규모로, 신공장은 기존 합산 생산능력을 상회하는 규모로 계획됐다. 2026년 하반기 에어컨 및 컴프레서, 2027년 하반기 세탁기, 2028년 초 냉장고 순으로 생산이 순차 개시될 예정이다.
인도 가전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 인도 가전시장은 2025년 약 410억 달러에서 2029년 730억 달러로 향후 4년간 연평균 14% 성장이 예상된다. 중산층 인구 확대와 빠른 도시화에 따른 프리미엄화 및 가전 침투율 확대가 LGEIL의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김민경 애널리스트는 "금번 LGEIL의 상장은 단순한 현지 자금조달을 넘어 LG전자의 신흥국 가전 성장 스토리를 시장 밸류에 반영할 수 있는 리레이팅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LG전자는 선진국 중심의 프리미엄 가전 이미지로 인해 저평가받아왔으나, 인도법인 상장을 계기로 신흥국 가전시장 성장률이 본사 밸류에이션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이어 "상장 이후 LGEIL의 운영 효율성 제고 및 현지 의사결정 속도 개선이 기대되며, Andhra Pradesh 스리시티 제3공장 증설 이후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가전시장에서의 존재감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21조 8,751억원, 영업이익 6,889억원을 기록하며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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