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난 15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지 약 일주일만에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이는 반도체 사업의 회복세가 얼마나 빠르고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 'NRD-K' 현장 점검
이 회장은 이날 기흥캠퍼스의 차세대 연구개발(R&D) 단지 'NRD-K'를 비롯한 메모리 사업장을 두루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NRD-K는 삼성전자가 역대급 규모로 조성한 최첨단 반도체 복합 연구개발단지다.
NRD-K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를 아우르는 시설로,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해 이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초미세 공정과 차세대 메모리·시스템반도체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의 현장 점검은 기술 경쟁력 강화와 기술진의 응집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호조 ... 회복 신호탄
올해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투자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을 확대하며 사업 회복의 신호탄을 알렸다. HBM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합심 반도체로, 전 세계적인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상반기 약 6조3500억원에서 하반기 23조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메모리 사업부만 해도 약 3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삼성전자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가 100조원 이상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을 정도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 거물들과 반도체 사업 전반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는 내년 HBM4 공급과 차세대 AI 칩 관련 파운드리 협업을 논의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면담하며 광폭행보를 펼쳤다.
이러한 국제적 협력과 현장 방문은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메모리, 파운드리 양쪽 모두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를 직접 확인하고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이 회장의 현장 방문과 미국 출장은 2025년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경기 회복을 넘어 구조적 성장으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한다. AI 메모리, 초미세 공정, 첨단 파운드리 기술이 차세대 경쟁의 핵심이 될 가운데,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이 얼마나 현실화되는지가 내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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