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포럼은 'CONNECTING 울산: 기술과 문화로 잇다'라는 주제 하에 제조AI 허브 울산과 지역문화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두 개의 핵심 세션으로 구성됐다. SK 최고경영진을 비롯해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과 1900여 명의 시민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다.
SK그룹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본격화
SK는 울산을 AI 대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삼기 위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6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체결한 'SK-AWS AI 데이터센터 울산' 설립 계약에 따라 지난달부터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범용 컴퓨팅 환경을 넘어 AI 컴퓨팅에 특화된 구조로 설계된다.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과 고밀도 랙 설계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출 예정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 계열사와 협업해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활용한 종합적인 전력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실질적 성과로 입증되는 제조업 AI 도입 효과
포럼에서는 AI 기술의 실제 적용 사례와 성과가 구체적으로 공유됐다. 박시하 인이지 이사는 "SK에너지와 협업 중인 잔사유 수소첨가탈황시설(RHDS) 공정에 AI를 도입해 품질 예측 오차를 75% 줄이고 에너지 사용량도 6%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닌, 현재 제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을 가져오는 핵심 도구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창원 의장은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프로세스와 인식을 바꾸는 트랜스포메이션"이라며 "품질·원가·의사결정·안전관리 등 전반적인 생산성 문제를 AI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을 제조AI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생태계 구축 방안도 논의됐다. SK텔레콤, 현대자동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UNIST, 울산광역시가 참여한 패널토의에서는 교육부터 취업까지 연계한 인재육성 종합프로그램 실행, 공공 데이터 전문기관과 중소대기업 협의체 구성, 자율주행 규제 프리존과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분산에너지특구 지정 등의 메가 샌드박스 방안이 집중 토론됐다.
SK는 AI 인재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포함해 사장급(C레벨) 경영진 100여 명을 대상으로 'AI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의 또 다른 특징은 제조업 혁신과 함께 문화도시 구축을 병행 추진한다는 점이다. '지역문화 네트워크' 세션에서는 울산뿐만 아니라 경주, 포항을 포함한 해오름동맹의 연대를 통한 동남권 문화권역 조성 방안이 모색됐다.
박웅현 TBWA 코리아 조직문화연구소 소장은 울산의 일상과 도시 경관 속에서 발견되는 인문학적 가치와 지역 문화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일본 나오시마나 이탈리아 레체 같은 문화관광 중심지 사례를 통해 울산의 문화도시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발전 의지 표명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제조 AI와 디지털 혁신은 울산의 다음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라며 "울산이 산업·기술 혁신을 이끌며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입증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도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울산은 'AI 수도'로 도약할 수 있다"며 "울산의 미래 산업을 AI 기술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발전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울산포럼
울산포럼은 2022년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을 계기로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래, ESG 가치 실현과 제조AI 허브 구현 등을 주제로 울산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끄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최창원 의장은 클로징 세션에서 "지역소멸, 기후변화, 지경학적 요인들로 기업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AI가 구세주처럼 나타났다"며 "지금 우리는 AI 기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다시 회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울산포럼이 거대담론으로 끝나지 않고 현재의 문제를 잘 드러내고 해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향후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측면에서 실질적 접근을 통한 포럼의 지속적 발전 의지를 밝혔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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