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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일 손잡고 세계 4위 경제권 도약하자”

CPTPP 가입만으론 부족 … EU 수준 완전한 경제 통합 이뤄야

2025-09-22 14:31:00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2024 도쿄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SK그룹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2024 도쿄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의 경제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2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연대는 세계 4위 경제권을 이룰 것"이라며 기존의 느슨한 협력을 넘어 유럽연합(EU) 수준의 완전한 경제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국교정상화 후 무역을 크게 늘려왔지만 앞으로는 무역만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일경제연대를 양국 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이번 인터뷰는 최 회장이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 참관을 위해 지난 15일 일본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GDP 기준 세계 10위와 5위의 만남

한일경제연대는 최 회장이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한국 경제의 정체 극복 방안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각각 세계 10위와 5위 안팎에 위치한 한국과 일본이 단일 경제권으로 통합되면 새로운 거대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리다.

최근 한국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최 회장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EU처럼 완전한 경제통합 수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과 통상질서 변화 속에서 한일 양국이 국제사회에서 더 큰 발언권을 확보하고 표준을 만드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하나의 블록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본 내 공감대 확산 … 연대 논의해야”

최 회장은 "일본에서도 최근 한일경제연대에 동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제는 효과적인 연대를 논의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공통 의제로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거듭 언급하며, 한일경제연대가 단순한 구상을 넘어 실현 가능한 정책 어젠다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AI·반도체 중심의 미래 협력이 핵심
최 회장은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를 한일경제연대의 핵심 영역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본 NTT와 반도체 기술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이온(IOWN, Innovative Optical & Wireless Network)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반도체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아이온 프로젝트는 NTT, SK텔레콤, 소니, 인텔 등이 참여하는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다국적 프로젝트로, 통신 데이터를 기존의 전기가 아닌 빛 형태로 전달해 지연을 없애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NTT는 지난해 초 일본 정부로부터 이 프로젝트에 450억 엔의 지원을 받았으며, SK하이닉스와 인텔 등이 반도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 반도체 장비업계와의 협업, 일본 낸드플래시메모리 업체 키오시아와의 협력 등 AI와 반도체를 매개로 한 일본 업계와의 광범위한 협업 가능성을 제시했다. 키오시아는 2018년 도시바로부터 낸드플래시메모리 사업이 분할된 기업으로 전 세계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사모펀드를 통해 이 회사에 약 4조원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지난해 12월 상장 후 주가 급등으로 지분 가치가 5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AI 에이전트 시대와 반도체 수요 급증 전망

최 회장은 AI 기술의 발전 방향과 관련해 미래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한일 양국이 손잡는다면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맞물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AI 기술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AI가 인간의 지시와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하는 현재 단계를 넘어 향후 인간 개입 없이 스스로 과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수준으로 진화하면 AI 반도체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버린 AI 인프라와 아시아태평양 허브 구축

최 회장은 지난달 기공한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데이터센터를 "소버린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아시아태평양 허브 AI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한다"며 "한일 양국이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APEC CEO 서밋을 통한 협력 논의 기대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 회장은 'CEO 서밋' 의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그는 "이번 APEC이 한일 기업인 간에 미래 협력을 논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실질적인 협력 논의의 장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의 이번 발언은 한일 양국 간 경제협력이 단순한 무역 확대를 넘어 보다 깊은 차원의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AI와 반도체라는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양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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