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애틀랜타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나서며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9121036490468648439a4874112222163195.jpg&nmt=29)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에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HL-GA 배터리회사가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을 미국 이민당국이 급습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중 330명이 구금된 상황에서 귀국하게 됐다.
전세기 운항부터 개별 케어까지, 전방위 지원 약속
LG에너지솔루션은 구금됐던 인력에 대한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회사 측은 "여러 어려움을 겪은 분들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고,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건강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도 상당한 수준이다. 330명이 탑승하는 전세기에서는 일등석 2석과 비즈니스석 48석을 구금 중 건강 상태가 악화하거나 의료적 처치 및 관찰이 필요한 인원에게 우선 배정한다. 특히 일등석 4석은 '집중치료석'으로 별도 마련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좌석 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모든 좌석에는 비즈니스 클래스용 어메니티 키트와 함께 충전 케이블, 마스크 등도 별도 제공된다.
귀국 후에도 계속되는 세심한 배려
지원은 한국 도착 후에도 이어진다. LG에너지솔루션 및 설비 협력사 소속 희망자 전원에게는 운전기사를 포함한 개별 차량을 제공한다. 이들 차량은 가족을 픽업해 공항으로 이동하고 자택으로 복귀하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 또한 이들 전원에 LG에너지솔루션 담당자를 1명씩 배정해 맞춤형 케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국적자들에게는 숙소 및 자국 복귀 항공권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1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전세기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현지 공장 시공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됐던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 지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를 표했다. 회사는 "구금된 분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고, 한국과 미국 현장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힘써 준 한국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이례적으로 신속한 석방 조치뿐만 아니라,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등 여러 우려까지 세심하게 해소해 준 점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정부의 세심한 배려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은 해외 사업장 관리 체계 강화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계기로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고 사업적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에서 지적된 단기 비자 문제 등은 추후 컴플라이언스 재점검 과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인사책임자가 지난 7일 직접 미국으로 출국해 현장에서 대응했으며, 그룹 차원의 미국 대관 조직인 워싱턴사무소도 물밑에서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 만의 귀국, 전례 없는 기업 대응
구금됐던 한국인들을 태운 전세기는 현지시간 11일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께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자진 출국 형태의 귀국에 동의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우리 국민 316명 전원이 체포 이후 1주일 만에 귀국하는 것이다. 잔류한 한국인 1명은 영주권자로, 구금 상태에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구금 사태는 비슷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큰 부상이나 건강 악화 소식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는 기업들이 많다"고 전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직원 보호 차원에서 전세기를 동원하는 사례는 코로나19 시기 이후 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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