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일 공시를 통해 미국 소재 제약사와 12억9,464만 달러(약 1조8,001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9년 12월 31일까지이며, 고객사 및 제품명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지난 1월 유럽 제약사와 맺은 약 2조원 규모 계약에 이어 창립 이래 두 번째 규모의 초대형 수주 계약으로 기록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관세 영향 등 바이오 업계 전반의 경영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진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올해 수주실적 5조원 돌파, 작년 수준 근접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누적 수주 금액은 5조2,435억원을 기록했다. 8개월 만에 전년도 수주 금액인 5조4,035억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창립 이래 누적 수주 총액도 2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최근 5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도별 수주 금액을 살펴보면 꾸준한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21년 10억2,400만 달러에서 시작해 2022년 13억7,200만 달러, 2023년 27억400만 달러, 2024년 40억5,500만 달러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올해는 현재까지 36억7,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남은 기간 수주 성과에 따라 연간 최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과 품질 경쟁력이 핵심
이번 성과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세계 최대 생산능력 78만4,000리터와 글로벌 규제기관 승인 트랙레코드 382건에 기반한 안정적인 품질 역량이 관세 리스크를 넘어서는 차별적 경쟁력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9월 기준 총 382건의 제조 승인을 획득했다. 승인 건수는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규제기관 실사 통과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층 확대로 성장 가속화
특히 회사는 기존 '톱 20' 고객사에서 '톱 40'까지 주요 고객군을 넓혀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할 계획이다.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3월 디캣 위크, 6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7월 인터펙스 위크 도쿄 2025 등 다양한 글로벌 행사에 참가하며 수주 경쟁력을 알려왔다.
오는 10월에는 아시아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재팬 2025와 CPHI 월드와이드 등에서도 글로벌 고객 및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미국 현지 기업과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3대축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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