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16일 보유 중인 에스엠코어 주식 436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전체 지분의 21.11%에 해당하는 이번 거래는 주당 5,580원, 총 236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엠투아이가 에스엠코어의 새로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매각 계약에는 SK의 풋옵션과 엠투아이의 콜옵션이 포함되어 있어, 양측 모두 향후 상황 변화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30일 이미 최대 주주 변경을 전제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어, 이번 매각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매각 후에도 5.49% 지분 보유 … 협력관계는 지속
SK와 에스엠코어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K는 스마트팩토리 물류 자동화 솔루션에 주목하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45억원을 투자, 에스엠코어의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에스엠코어의 실적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7% 감소한 1,632억원을 기록했다. 다행히 영업손익 면에서는 전년도 188억원의 적자에서 71억원 흑자로 전환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의 매각 결정은 포트폴리오 최적화 차원에서 내린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SK는 매각 후에도 5.49%의 지분을 보유하며 협력 관계를 지속할 예정이어서, 완전한 철수보다는 선택과 집중의 의미가 강하다.
에스엠코어를 인수하는 엠투아이 뒤에는 강력한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자리잡고 있다. 노틱인베스트먼트와 PTA에쿼티파트너스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은 2023년 엠투아이를 인수하며 스마트팩토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노틱인베스트먼트는 김성용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로, 최근 소마사고력수학 등 교육 브랜드를 운영하는 타임교육 인수로 주목받았다. PTA에쿼티파트너스는 김석원 대표가 이끄는 곳으로, 2021년 미래에셋컨설팅으로부터 한국펀드파트너스를 인수하는 등 굵직한 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볼트온 전략으로 시너지 극대화 노려
엠투아이는 에스엠코어의 물류 자동화 기술과 자사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결합해 제조·물류·데이터를 아우르는 통합 스마트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엠투아이가 최근 글로벌 로봇 전문기업 ABB와 엑스퍼트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로봇 사업 확장에 나선 상황에서, 에스엠코어의 AGV(무인운반차량)와 겐트리 로봇 기술력은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SK가 소수 지분을 유지하기로 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26.60%에서 매각 후 5.49%로 줄어들지만, 이는 완전한 관계 단절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를 의미한다. 에스엠코어가 그간 SK하이닉스, SK온 등 SK그룹 계열사로부터 꾸준히 수주를 받아온 만큼, 향후에도 이러한 협력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엠투아이 측은 에스엠코어에 대한 1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인수 후 적극적인 성장 투자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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