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테슬라 계약, 파운드리 사업 재도약 신호탄
사법 리스크 해소 직후 이재용 회장이 첫 번째로 성사시킨 대형 프로젝트는 바로 테슬라와의 파운드리 계약이었다. 삼성전자는 7월 28일 테슬라와 22조 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이는 삼성전자 2024년 매출액의 7.6%에 해당하는 대규모 거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X(트위터)를 통해 "삼성의 새로운 대규모 텍사스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AI6칩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용(FSD) 반도체로,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팹에서 2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머스크 CEO는 계약 발표 후 "계약 규모가 22조7600억원보다 더 클 것"이라며 추가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2026년 말 출시할 자체 AI 반도체 '도조3' 제작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분기마다 수조 원의 적자를 내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파운드리 부문에서 치명적인 신뢰 위기를 겪었으나, 이번 테슬라 수주는 세계 시장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과 파트너십 확대, 글로벌 빅테크 동반자로
애플은 또한 "이 기술을 미국에 먼저 도입해, 전 세계로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전자가 테슬라뿐만 아니라 애플이라는 또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관세 협상 최전선에서 한국 경제 지키기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우리 측 협상 카드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총 37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전날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최고경영진이 일제히 미국으로 향하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워싱턴행은 민관 합동 총력전의 상징적 의미를 가졌다. 결국 한국은 7월 31일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함께 재계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 표명이 뒷받침된 결과로 평가된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법 리스크를 마무리한 만큼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의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만큼, 더욱 과감하고 혁신적인 행보가 기대되며, 이는 한국 전체 반도체 생태계와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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