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담 대폭 감소로 실적 개선 효과 뚜렷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관세율 15% 적용 시 현대차와 기아의 한국산 자동차(약 100만대, 수출가격 2만4000달러)는 대당 3,600달러(약 500만원)의 관세를 부담하게 된다. 멕시코산 미국 수출 물량까지 합치면 약 5조5000억원 수준이다.
미국 생산 물량에 대한 면세 혜택 9000억원을 제외하면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관세 부담액은 4조6000억원에 그친다. 미국 내 생산 자동차의 부품 관세까지 완성차가 분담하더라도(약 1조7000억원) 총 6조3000억원으로, 기존 관세율 25% 하의 관세 부담액 10조5000억원보다 4조2000억원이 감소한다.
하나증권 송선재 애널리스트는 "6조3000억원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현지 판매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노력이 실행되면서 최종 비용은 이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자동차 관세율 15%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판매가격을 7%~5% 인상해야 하는데, 현재 인센티브 축소를 통해 대응 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MSRP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일본차와의 경쟁에서도 큰 불리함은 없을 전망이다. 미국의 한국산·일본산 자동차 관세율이 동일하게 15%로 결정됐지만, 일본산은 2.5%에서 15%로 상향된 것이고 한국산은 0%에서 15%로 상향된 것이라 상대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관세율 인상폭 2.5% 차이는 대당 약 600달러로 미국 내 평균 판매가격 대비 1.8% 수준에 불과해 충분히 대응 가능한 범위라는 평가다.
한국 시장 개방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전면 개방이 결정됐지만, 현재 미국산의 한국 수입차 중 비중이 14.6%, 전체 자동차 중 비중이 2.7%에 불과하다. 때문에 미국산의 한국 내 경쟁력이 가격에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과 함께 밸류에이션 상승 기대감도 높다. 8월 1일부터 미국 자동차 관세율 변화를 적용하면 현대차·기아의 3분기·4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5조5000억원·5조1000억원에서 신규 6조원·6조원으로 각각 9%·16% 상향될 수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주가는 관세 우려로 5월까지 하락한 후 시장지수 상승 및 관세 완화 기대감으로 18% 반등한 상황"이라며 "현재 주가는 P/E 5배 초중반대로 글로벌 업종 평균인 6배 중반대 대비 20% 이상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일단락된 후 글로벌 평균까지 밸류에이션이 회복될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관세 이슈가 마무리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동차 업종의 펀더멘털로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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