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은 말 그대로 내 집이 연금이 되는 제도다. 평생 살던 집을 팔지 않고도 그 집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집은 그대로 두고 살면서 동시에 생활비까지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해법인 셈이다.
55세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노후 설계
주택연금 가입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다. 부부 중 한 명만 55세 이상이면 되고, 공시가격 12억원 이하의 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으면 된다. 실제 거래가격으로는 대략 17억원 전후 수준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주택 소유자도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러 채를 소유하고 있더라도 합산 가격이 12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고, 12억원을 초과하는 2주택 소유자도 3년 이내에 1주택을 처분하면 가입 자격을 얻는다.
주택연금의 가장 큰 매력은 정부 보증이다. 집값이 떨어지거나 예상보다 오래 살아서 받은 연금액이 집값을 넘어서더라도 정부가 끝까지 책임진다. 이런 든든한 보장을 받기 위해 내야 하는 비용이 초기보증료와 연보증료다.
초기보증료는 주택가격의 약 1.5% 수준이다. 3억원 집이라면 450만원 정도다. 이 금액은 가입 시 한 번만 내면 되고, 원한다면 매달 받는 연금에서 나눠서 낼 수도 있다. 마치 평생 연금을 보장받기 위한 '보험료' 같은 개념이다.
연보증료는 매년 보증잔액의 0.75% 수준으로, 현재까지 받은 연금액이 1억원이라면 연간 75만원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매달 받는 연금에서 자동으로 차감되므로 별도로 현금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주택연금의 월 지급액은 주택 가격과 가입자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집이라도 나이가 많을수록, 집값이 비쌀수록 더 많은 연금을 받는다. 부부의 경우 나이가 적은 쪽을 기준으로 산정되므로, 가입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주택연금은 집을 팔지 않고도 노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생 살던 터전을 지키면서 동시에 경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집 한 채로 평생을 보장받는 시대, 주택연금이 그 가능성을 열고 있다.
[글로벌에픽 이호근 부동산연금 박사]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