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회동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동석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분야 심화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주 미국 출장에서 샘 올트먼 오픈 인공지능(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 인프라 협력을 논의,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사 간 기술 동맹이 구체적인 사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SK-OpenAI,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 협력 가속화
오픈AI는 현재 주문형 반도체 전문기업인 브로드컴과 함께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수 있는 '맞춤형 AI 반도체(ASIC)'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HBM 기술이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대량 공급하기로 했다. 브로드컴은 최근 애플,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인공지능(AI)용 연산 칩 개발을 맡고 있어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중에 양산하여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공개하였다는 HBM3E 16단 48GB 제품이 오픈AI의 차세대 AI 반도체에 핵심 부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자체 ASIC과 SK하이닉스의 HBM이 결합된 통합 솔루션이 향후 AI 반도체 생태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속적인 만남으로 굳어지는 신뢰 관계
최 회장과 올트먼 CEO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오픈AI 본사에서 첫 회동을 가진 이후, 올해 2월 올트먼 CEO의 방한 시에도 만남을 이어왔다.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의 재회는 단순한 면담을 넘어 반도체, AI, 외교를 아우르는 전략 회담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회동에서 올트먼 CEO는 회담을 마친 후 "원더풀"이라는 소감을 밝히며 SK그룹과의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재회담은 양측의 협력 관계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 회장의 올트먼 CEO 경주 APEC 초청은 단순한 국제행사 참여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2025년 10월 말~11월 초, 대한민국의 경주시에서 개최될 예정인 APEC 정상회담은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중요한 국제행사다.
"관세 문제 해결이나 AI·반도체·조선 등 산업 협력 관련 계약이 많이 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최 회장의 발언처럼, 이번 APEC은 AI 반도체 분야의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CEO의 지속적인 협력은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K하이닉스의 HBM 기술과 오픈AI의 AI 모델 개발 역량이 결합되면, 기존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 구조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픈AI가 추진하는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에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 기술이 핵심 요소로 작용하면서,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차세대 AI 플랫폼 공동 개발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중심에서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 10월 경주 APEC에서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CEO가 어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할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AI 생태계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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