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개월간 거버넌스 개선 기대감이 투영되며 지주회사 주가가 급등했다. 이제부터의 고민은 주가 상단에 대한 판단이다. 이론적으로 주가는 이익과 멀티플의 함수이나 지주회사의 경우 두 지표 모두 모호하다는 점이 문제다. 자회사 연결 실적의 합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기 어려우며, 순자산가치로 평가되는 특성상 멀티플 개념도 부재한 상황이다.
원론적으로 상법 개정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실제 그간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편, 상속/증여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비상장 자회사/주요 사업부 이중 상장, 불합리한 합병/분할 비율 산정 등이 대표적 사례다.
상법 개정 재추진과 관련해 이사의 충실의무 강화는 물론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시행 시기도 공포 후 1년 뒤에서 공포한 날로 변경됐다. 입법부와 행정부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안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개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5월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발표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사측의 설명에도 시장의 관심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국회에 계류중인 삼성생명법과 연관해 각종 시나리오들이 언급되고 있으나 보험업법, 공정거래법 등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 상승은 NAV 확대가 아닌 정책 기대에 따른 할인율 축소에 기인한다"며 "본질적인 주가 재평가를 위해선 ROE 상승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또한 "마진과 재무 레버리지 확대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자산 회전율 개선이 관건"이라며 "전통 산업 구조조정, 신사업 발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주회사 중에서는 중복 사업 정리, 비핵심자산 매각 등 리밸런싱에 가장 적극적인 SK를 Top Pick으로 추천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주회사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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