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지난 1분기, 매출 193억4천만달러(예상 214억 달러)로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하는 등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역설적으로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머스크는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말까지 미국 내 여러 도시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6년 하반기가 되면 완전자율주행차 수백만 대가 도로를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미래 비전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이어 "5월부터는 정부효율부(DOGE) 업무에 쓰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만 정부 일을 하고 테슬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월 말 특별공무원 임기가 종료되면서 테슬라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은 테슬라에 오너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곳곳에서 머스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테슬라 차량에 불을 지르거나, 테슬라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테슬라 복귀를 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
테슬라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전략은 제조업 중심에서 AI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다. 테슬라는 최근 자율주행(FSD),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옵티머스), AI 슈퍼컴퓨터(Dojo) 등 5대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로보택시 사업은 기존 차량 판매 모델을 플랫폼 수익 모델로 전환시키는 핵심 전략이다. 머스크는 6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대규모 로보택시 시범운행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결합 형태로, 개인 소유 차량이 유휴 시간에 자율주행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IBK투자증권 이현욱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FSD, Dojo, 옵티머스, xAI 등을 통해 자율주행 구현에 필요한 거의 모든 핵심 요소를 독립적으로 내재화하고 있다"며 "이는 기술 통합도, 비용 효율, 알고리즘 개선 속도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명확한 차별점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중장기 전망과 리스크
미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최근 몇 달간 정치 활동에 관여하면서 초래한 브랜드 훼손은 일부는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시장 모두에서 오랫동안 악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말처럼 테슬라는 현재 심각한 실적 부진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머스크의 경영 복귀와 함께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여부가 테슬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관세 부담과 브랜드 신뢰 회복이 과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잠재력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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