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Company

“자산 재평가로는 한계” ... 롯데 직격한 한신평

케미칼 부진이 지주사에 악영향 ... 투자자 대상 그룹 IR과 달라

2025-05-09 10:21:34

한국신용평가가 롯데그룹의 재무 상태에 대해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신용평가가 롯데그룹의 재무 상태에 대해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한국신용평가가 5월 8일 발표한 그룹 신용도 점검 결과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신용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신평은 롯데그룹이 지난해 단행한 자산재평가 조치가 위기설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주력 계열사들의 업황 개선 없이는 근본적인 신용도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진단은 롯데그룹이 그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월 기업 설명회를 갖고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지난해 실시한 그룹 소유 토지 자산 재평가를 들었다.

롯데그룹은 이를 통해 자본이 13조원 늘어 부채비율(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백분율)이 200% 아래로 낮아진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통상 기업의 자본에 해당하는 토지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기 때문에 재평가를 하면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한신평은 이러한 개선이 "장부상 개선에 그쳤다"며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극심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석화 업황과 국내 소비 침체 장기화로 인해 오프라인 수요 전망이 어두운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그룹 전반의 실적이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약 80%가 유통, 석유화학, 건설 등 현재 비우호적인 업종에 집중되어 있어,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경우 신용도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여전하며, 이는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고유가와 중국발 증설 부담으로 인한 석유화학 업황 둔화, 2년 연속 영업적자 등의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6월 한신평으로부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되었다. 롯데지주의 신용도가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동향에 연계되어 변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신평는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 또한 'A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또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따른 것으로 유사시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약화되었음을 반영한 것이다.

반면, 다른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는 달랐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로 하향 조정한 후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각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기준과 계열사 지원 가능성에 대한 판단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평가에 롯데케미칼은 현재 해외 자회사 지분을 활용한 자금조달과 공장 가동 최적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지주 역시 차입금 확대를 자제하고 자본성 조달을 늘리는 등 신용등급 방어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한신평은 이러한 단기적인 재무지표 개선 노력이 근본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가장 큰 원인은 화학, 면세, 건설업 등 주력 부문의 비우호적 업황과 국내 소비침체 장기화에 따른 오프라인 수요 위축이다. 이로 인해 현금 창출력이 약화되고 차입 부담이 증가하면서 신용도 개선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자금 조달 환경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롯데지주가 올해 말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약 1조6235억원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리스트바로가기

Pension Economy

epic-Who

epic-Company

epic-Money

epic-Life

epic-Highlight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