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떠한 범죄이든 중요한 것은 증거인데, 성범죄는 녹취나 영상 등이 없지 않은 이상 범죄를 입증하는 것이 다소 까다로울 수 있다. 이에 최근 법원에서는 ‘성 인지 감수성’을 고려하여 처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성 인지 감수성은 성별 간의 차이로 인한 일상에서의 차별과 유, 불리함이나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를 성범죄 사건에 적용해서 물질적인 증거가 없는 피해자의 상황에 대한 맥락이나 눈높이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하여 판결을 하는 추세다.
특히 성범죄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중요한데, 상당수가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다른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성 인지 감수성을 고려한 판결이 늘고 있어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보다 객관적인 재판이 필요하다.
이는 직접적인 성희롱이나 유사성행위, 성폭행만이 아니라 그루밍 성범죄와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딥페이크 범죄, 로맨스스캠 또한 마찬가지다. 디지털 성범죄는 일반적으로 증거가 있을 가능성도 높지만 이를 모두 지워 입증할 만한 것이 없다고 해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성 인지 감수성을 고려해 판결을 내릴 수가 있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한결 민지훈 변호사는 “성범죄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의도치 않게 기소를 당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성범죄는 최종 판결 전까지 피의자의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사건에 있어 억울한 측면이 있거나 양형에 반영될 사안이 있다면 조사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도록 경험이 풍부한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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