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사안을 증거로만 판단하기 때문에 증거의 유무와 입증을 누가 하는지의 문제는 무척 중요하다. 일단 소송에서는 그 소송을 먼저 구한 사람, 즉 원고가 모든 것을 입증해야한다. 예를 들어 이혼소송절차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유책 사유가 있음을 주장하며 이혼 판결을 구할 때 그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먼저 제출해야하는 것이다.
이 때 증거의 종류는 편지, 휴대폰 메시지, 통화내역, 사진 등으로 굉장히 다양한데 그 중에서 가장 큰 힘을 갖는 것은 서면이다. 서면이 모든 증거 중 가장 효력이 있어서 일단 어떠한 사실 관계를 입증하는 서면이 제출되었을 경우 이에 반박하고자 하는 상대는 반증을 해야 한다.
한편 유책사유마다 입증하는 방법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흔히 발생하는 이혼사유로 폭언, 폭행, 외도 등이 있는데 신동호변호사는 종류별로 어떤 증거가 효력이 있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폭언의 경우 다른 어떤 유책사유보다 빈번하고, 결혼 생활 중 상호적으로 충분히 오갈 수 있는 행위이다. 따라서 한두 번 정도의 폭언으로 유책사유라 볼 수 없지만, 특별한 사유 없이 배우자가 폭언을 지속적으로 일삼는다면 녹음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여야 한다. 이 때 한 두 개 정도의 음성파일은 충분하지 않고 보통 2~3개월 정도는 녹음을 해주어야 한다. 이외에 핸드폰 메신저를 통하여 폭언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그대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폭언을 넘어서 폭행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된다. 이 또한 수시로 아무 때나 일어날 수 있고, 생명에 위협을 느낄 수준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폭언보다 증거를 모으기 쉽다고 볼 수 있다. 병원에 가서 진단서 발급을 요청하고, 진료기록에 상해의 원인이 배우자의 폭행이라는 내용을 꼭 진술을 해야 한다. 또한 얼굴과 상처를 같이 보이게 하여 본인 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도움이 되며, 폭행의 정도가 심할 경우 경찰에 신고를 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경찰은 현장출동 시 상황이 어떻게 처리 됐는지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여 남겨두도록 되어있고 이에 대한 신고사실 확인원을 2년 내에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외도가 있다. 외도는 배우자의 불륜 정황이 있는 사진이나 녹음 등을 제출하면 되는데, 문제는 배우자를 항상 따라다니면서 증거를 수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도청기나 추적 장치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하려다가 도리어 본인이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런데 배우자를 직접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이혼증거수집이 되었다면 이는 불법이 아니다. 이 외에 부부 차량 블랙박스에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을 추정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음성이 녹음되었을 시에도 증거로 사용된다.
사실 이혼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혈안이 되다 보면 일상이 망가지거나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주변에 알려서 도움을 받는 것도 창피하고, 불행한 결혼생활을 부정하고 싶은 순간도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배우자와 이혼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면 소송은 증거싸움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직접 수집한 증거가 효력이 있는지 등을 판단해 줄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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