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과 주가수익스와프로 나눠 처분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SK㈜ 주식을 처분했다. 거래는 97만2493주와 68만1431주로 나뉘었다. 처분 단가는 주당 55만9387원과 58만7000원이었다.
처분 방식은 두 가지다. 97만2493주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약 5440억원에 넘겼다. 전략적 투자자는 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창업자 일가의 투자펀드 DFO 퍼블릭 인베스트먼츠다. 나머지 68만1431주는 한국투자증권과 3년 만기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맺어 약 4000억원 규모로 처리했다. PRS는 정산 시점에 실제 매각 금액과 기준가격의 차액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회사는 대량 매각이 시장 가격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두 방식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지분과 특수관계인 지분 모두 낮아져
이번 처분으로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7.76%에서 15.49%로 2.27%포인트 떨어졌다. 보유 주식 수는 1297만5472주에서 1132만1548주로 줄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25.21%에서 22.93%로 낮아졌다.
지분율이 줄었지만 최 회장의 SK㈜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동이 없다. 지주사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의미다.
전략적 투자자와 맞물린 AI 동맹 구도
이번 거래에서 주목되는 점은 매수 주체의 면면이다.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고,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공지능(AI) 컴퓨팅 모듈을 만든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한 AI 서버 완제품을 글로벌 빅테크에 납품한다. 전략적 투자자가 이 AI 공급망의 한 축에 속한 만큼, 세 기업의 협력 관계 속에서 이번 거래가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10년 넘은 이혼 소송의 경과
재산분할 규모는 재판 과정에서 크게 달라졌다. 2022년 12월 1심은 SK㈜ 주식을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아닌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봤다. 재산분할액은 665억원으로 정해졌다. 2024년 5월 항소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보고 SK㈜ 주식까지 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재산분할액은 1조3808억원으로 늘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가운데 300억원을 불법 비자금으로 보고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재산분할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SK㈜ 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인정하되 노 관장의 기여 몫을 3분의 1로 산정했다. 최 회장이 현금으로 지급해야 할 금액은 9440억원으로 결정됐다.
재상고 이후 남은 2440억원의 쟁점
최 회장은 지난 8월 재상고했다. 전체 재산분할액 가운데 7000억원은 다투지 않기로 하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9440억원이 이 분쟁의 정산 재원이 된 셈이다. 다만 2440억원에 대한 법적 다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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