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구동성과 강성, 맞서 온 두 과제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이 험한 지형과 외부 충격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고하중 작업을 하려면, 다리 관절이 두 성능을 모두 갖춰야 한다. 그러나 두 성능은 한쪽을 높이면 다른 쪽이 낮아지는 관계여서, 이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하지 구동의 핵심 과제로 꼽혀 왔다.
기존 QDD 액추에이터는 충격 흡수와 역구동성을 위해 감속비를 낮게 설계해 왔다. 이 방식은 모터의 토크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고관절, 무릎, 발목 같은 하지 관절에 적용하면 부피가 커지고 발열이 생기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양방향 구동 기어로 푼 해법
케이엔알시스템은 복합 유성기어 구조에 '양방향 구동 기어(Bi-Lateral Gear Drive, BGD)'를 결합해 이 문제를 풀었다. 모터가 관절을 강하게 움직이면서도,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면 모터 쪽으로 역회전시킬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은 기존 유성기어 대비 축 방향 두께를 크게 줄인 초박형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QDD보다 2~4배 높은 감속비를 실현했다. 감속비가 높아져도 역구동성을 잃지 않아, 고하중을 견디는 강성과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순응성을 한 번에 얻었다는 설명이다.
콤팩트한 몸체에 담긴 출력
개발 제품은 직경 110mm, 높이 83mm의 콤팩트한 외형에 본체 무게는 1.76kg이다. 정격 토크는 121Nm, 순간 최대 토크는 308Nm다. 정격 토크는 연속 가동에도 과열 없이 유지할 수 있는 힘이고, 최대 토크는 점프나 무거운 물건을 순간적으로 들어 올릴 때 내는 한계 힘이다. 308Nm은 1미터 길이의 막대 끝에 약 31.4kg의 무게가 걸린 것과 같은 회전력이다.
유압부터 전동까지 풀 라인업으로
회사는 로봇 전용 액추에이터로 범위를 좁히면 유압, 전동, 하이브리드를 모두 갖춘 기업은 국내외를 통틀어 자사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회사 측 주장이므로, 시장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슈퍼휴머노이드와 1톤급 사족보행 로봇까지
회사는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실증 사례를 쌓았다. 정부 발주의 원전 중수로(PHWR) 해체 실증사업을 맡아 '중수로 원전해체 로봇시스템'을 개발했고, 2026년 9월 납품을 마쳤다. 상용 중수로의 핵심 구조물인 칼란드리아(밀폐형 원자로 용기) 해체를 목적으로 한 원전 해체 로봇의 실증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유압부터 하이브리드, 전동식 액추에이터까지 완벽한 풀 라인업을 빠르게 갖춰 종합 액추에이터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속도가 관절 부품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 얼마나 좌우될지, 이번 제품의 현장 적용이 그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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