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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한국전력, 삼전닉스에 25조 전기료 선납 제안한 이유는?

-하루 115억 이자 부담 - 메가 반도체 전력망 구축 VS 210조 부채 위기

2026-09-03 14: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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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부채가 210조 7000억원에 달하고, 이자비만 하루에 115억원을 지출하는 한국전력이 파격적인 제안을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치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받겠다는 것이다. 규모만 25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산단의 전력망을 대규모로 구축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와, 기업들의 신규 공장 가동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이해관계가 만난 결과다.

메가 프로젝트의 급박한 자금 수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호남 반도체 산단까지 발표되면서 첨단산업 전력망 투자 수요는 급증했다. 한전은 이들 반도체 산단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대규모 전력망 건설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용인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확충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반도체 대량 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국가 전략의 일부다.

한전은 선납받은 전기요금을 이들 전력망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도 한전 고객은 선수금 명목으로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고 이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대규모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특례가 필요했다.

부채의 악순환, 사채발행도 한계에
한전의 재무 여력이 악화한 것이 이 제안의 근본 원인이다. 6월 말 기준 부채는 210조 7000억원에 이르렀고, 이자 비용만 하루 115억원 수준이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로도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가 한전의 사채 발행한도를 특례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늘려주기로 했지만, 이 특례는 내년 말에 종료될 예정이다. 한전의 사채 발행배수를 2027년 말까지 2배 이내로 낮춰야 한다는 정부 목표와도 맞물린다. 전통적인 자금 조달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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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의 5년치 전기료, 25조원 규모로 책정
이 배경에서 나온 것이 전기료 선납 제안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4조 1000억원, SK하이닉스는 9000억원을 전기요금으로 납부했다. 한전은 이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20조원, SK하이닉스에 5조원에 달하는 5년치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했다.
금액이 상당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다. 신규 공장 건설과 가동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미리 요금을 납부함으로써 향후 5년간 전력 공급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새 공장의 적기 가동을 담보하는 셈이다.

이자율은 국고채와 한전채 사이에
한전은 선납한 요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구체적 이자율은 국고채 2년물보다 높고 한전채 2년물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약 3.4%, 한전채 2년물 금리는 약 3.7% 수준이다. 한전이 공개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금리가 국고채 금리에 15bp(베이시스 포인트)를 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자는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반기 단위로 전기요금을 차감해주는 방식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기업은 최소 금리 수준의 무위험 자산 수익을 얻으면서도, 향후 5년간 전력 공급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정부의 적극적 신호
이 제안은 정부 차원에서도 추진력을 얻고 있다. 지난 7월 재정경제부 국고실장과 국채정책과장이 한전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를 만나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7월 말 청와대에도 관련 보고가 이뤄졌다.

김양지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시장과장도 선납제도가 한전의 사채발행배수를 2027년 말까지 2배 이내로 낮추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공감대를 보였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이 선수금을 전력망 확충 사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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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필요를 맞춘 구조
한전 관계자는 "대규모 전기요금 선납제도는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 기업과 투자 재원이 필요한 한전이 서로의 필요를 상호 보완해주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사채 이외의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대규모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참여 기업은 무위험 자산에 대한 안정적 수익과 함께 신규 공장의 적기 가동을 담보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한전은 현재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참여 여부를 비롯해 이자율, 선납규모, 선납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메가 프로젝트의 전력망 구축 시급성과 한전의 재정 악화라는 현실 앞에서 이 제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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