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대표이사(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당국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는 계속 이익을 누리는데 정작 존립 기반인 투자자 상당수는 손실만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며 “투자자의 굳건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증권산업은 그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37개 증권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8조6천억원에 달해 20개 국내은행(13조8천억원)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자산운용 및 투자 손실로 고전하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보호 노력과 수익 환원 조치는 실적 성장세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평가다.
주주환원율 편차에 쓴소리…규모 걸맞은 사회적 책임 촉구
금감원은 증권업계의 미흡한 주주환원책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 부족을 구체적 수치로 꼬집었다. 상장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성장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금융투자업계가 정작 자체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코스피에 상장된 주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을 살펴보면 회사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51.0%)과 NH투자증권(47.3%), 삼성증권(35.5%)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환원율을 보인 반면, 키움증권은 27.1%, 미래에셋증권은 11.1% 수준에 그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 원장은 “일반 기업에게 배당 등 주주환원에서 참고할 기준점을 제시해 기업가치 제고의 모범이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신용융자 37조 육박…‘新조정유동성비율’ 대비 및 불건전 행위 엄단
자본시장 안정성을 위협하는 신용융자 쏠림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구체적 지침도 제시됐다. 2024년 말 15조8천억원 수준이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2025년 말 27조3천억원을 거쳐 올 6월 말 37조3천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금리 상승기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들의 자금 미스매치 및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위기 상황에서 증권사의 실질 유동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내년 시행 예정인 ‘新조정유동성비율’ 제도를 차질 없이 준비해 달라고 촉구했다. 단, 모험자본 공급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필요한 분야에는 자금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균형감 있는 자원 배분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상품 설계 단계부터 투자자 눈높이와 어긋나거나, 허위·과장 광고, 숨은 비용 전가 등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가 여전하다”며 “CEO의 관심과 자원 배분에 따라 투자자 보호 수준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향후 감독·검사 역량을 집중해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행태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업계 "시장 변동성 대응 부담" 난색… 당국 "실질적 이행 검증" 압박
증권업계 내부에서는 금감원의 이 같은 전방위 압박에 대해 겉으로는 당국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속내로는 복잡한 기류가 감돈다.
한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개선은 해외 주식 수수료와 이자 수익 증가에 따른 착시 효과 측면이 크다"며 "하반기 부동산 PF 추가 충당금 적립과 금리 변동성 확대 등 재무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과감한 배당 확대나 사회공헌 지출 증액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번 경고가 단순한 권고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주환원율 확대와 투자자 보호 체계 구축은 증권사의 일회성 생색내기용 이벤트가 아닌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본질적 과제"라며 "향후 유동성 규제 준수 여부와 함께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CEO의 투자자 보호 의지와 실질적 이행 성과를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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