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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구광모-젠슨 황 두 달 만에 재회 왜?

LG, 생활용품서 배터리까지 데이터 보고 … 엔비디아 ‘피지컬 AI 파트너’ 최적

2026-08-07 10:55:57

구광모(왼쪽) LG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 8일 서울 영등포구 LG 트윈타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구광모(왼쪽) LG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 8일 서울 영등포구 LG 트윈타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다음 주 미국 실리콘밸리의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재회동한다. 지난 6월 서울에서 만난 지 약 두 달 만이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경영진의 안부 인사가 아니다.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LG의 위치를 재확인하고,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협력 분야를 한층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구 회장의 실리콘밸리 방문은 지난 4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짧은 간격의 재방문은 양사 협력이 얼마나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6월 트윈타워서 첫 공식 회동
두 인사는 6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첫 공식 회동을 가졌다. 당시 구 회장과 황 CEO는 1시간 가량 비공개 회담을 나눈 뒤 로봇, AI 인프라, 자율주행 등 다방면의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황 CEO로부터 미국 방문 제안을 받았고,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첫 회동 이후 양사는 경영진과 실무진 차원의 협의를 쉬지 않았다. 같은 달 22일에는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현신균 LG CNS 사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등 LG그룹의 주요 경영진과 연구개발 인력 약 30명이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이들은 AI 기술 협력 방안과 함께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을 논의했다.

엔비디아가 LG를 필요로 하는 이유
엔비디아는 AI를 데이터센터 중심의 가상 환경에서 벗어나 공장, 로봇, 물류시설 등 실제 산업 현장으로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것이 '피지컬 AI'의 핵심이다. 공장 자동화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하고,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려면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대규모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LG는 이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기업이다. LG는 생활용품, 가전, 통신장비, 화학, 배터리 등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제조 산업을 영위한다. 치약과 샴푸를 생산하는 공장부터 가전 생산라인, 통신장비 공장,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배터리 생산시설까지 폭넓은 제조 현장을 보유하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제조환경에서 AI를 학습·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협력 기반을 갖춘 곳이 LG"라고 평가했다.

로봇 협력, 가장 빠른 속도로 진전 중
협력이 가장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분야는 로봇이다. LG전자와 엔비디아는 엔비디아의 개방형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기반으로 차세대 레퍼런스 로봇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협력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LG전자는 가전 제조 사업에서 로봇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 한편 엔비디아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과 로봇용 반도체 고객사를 필요로 한다. LG전자가 개발하는 레퍼런스 로봇이 시장에서 보급화에 성공하면, LG가 보유한 카메라, 액추에이터, 센서 등 핵심 부품 역시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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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데이터가 스마트팩토리를 만든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협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가 10년 간 생산현장에서 축적해온 770테라바이트(TB) 규모의 제조·생산 데이터를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와 결합하는 것이 목표다. 현실의 공장 시설과 장비를 디지털로 구현한 후,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화 공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류 사장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LG와 엔비디아는 미국 현지에서 추가 논의를 통해 협업 세부 영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체화했다"며 "LG 데이터 팩토리 구축, LG전자 AI데이터센터 쿨링 솔루션 고도화, LG 로봇 양산 체계 구축 기반의 시너지 창출 방안 등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냉각 기술로 데이터센터를 지탱하다
AI 데이터센터의 냉각 기술도 협력의 주요 축이다. LG전자는 지난달 27일 600킬로와트(㎾)급 냉각수분배장치(CDU)가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검증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 장치는 서버 내부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에 냉각수를 공급해 발열을 관리하는 설비로, 냉난방공조(HVAC)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자 장비다.

LG의 냉각 기술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인프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LG의 기술 경쟁력을 국제 수준에서 인정받은 것과 같다. 고성능 GPU의 발열량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서 신뢰할 수 있는 냉각 솔루션은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GPU 확보를 둘러싼 전략적 협상
LG그룹의 독자 AI 모델 '엑사원(EXAONE)' 개발과 AI 사업 확대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확보는 중요한 의제가 될 수 있다. LG는 엔비디아로부터 블랙웰 GPU 1만 개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회동에서 추가 물량 확보와 도입 일정을 두고 전략적 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전략적 파트너십의 미래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에서 "엔비디아와 AI 플랫폼 생태계 차원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부품 공급 관계를 넘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재계는 이번 회동을 통해 두 기업이 보다 구체적인 협력 규모와 일정을 최종 확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 주요 제조 기업들과 협력을 맺고 있는 가운데, LG가 '피지컬 AI'의 핵심 파트너로서 그 위상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가 이번 만남의 최대 관심사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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