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신호
김용범 경동나비엔 부사장은 제주 오남로에 위치한 난방 전기화 센터에서 "히트펌프 보급은 1~2년짜리 단기 사업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 이상 이어질 탈탄소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동나비엔이 제주에 센터를 개설하고 이달 공기열 히트펌프 보일러(모델명 PEM750)를 공식 출시하는 것은 이 같은 결단이 반영된 결과다.
히트펌프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경동나비엔의 판단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알 수 있다. 2032년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이 1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대형 가전사들까지 제품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경동나비엔은 경쟁 과정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나선다.
통합 시스템으로 차별화하다
경동나비엔이 다른 가전사들과 다른 이유는 히트펌프라는 단일 제품에만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진원 센터장은 "히트펌프에 최적화한 축열탱크, 수배관, 실내 제어기 등 모든 관련 시스템을 통합 공급한다"며 시스템 전체에 대한 노하우를 강조했다.
거기에 더해 경동나비엔이 가진 또 다른 자산은 수십 년 동안 보일러 사업으로 구축해온 기반이다. 방 센터장은 "기존 보일러 사업을 통해 전국에 퍼져 있는 네트워크와 사후 관리 역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사들과의 근본적인 차이"라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이 이달 선보이는 공기열 히트펌프는 이미 영국 등 유럽에서 선출시한 검증된 제품이다. 성능도 우수하다. 난방 계절 성능계수(SCOP)가 4에 달한다는 것은 1kWh의 전력을 투입하면 최대 4kWh 수준의 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보일러의 최대 온수 온도인 80도에 가장 가깝게 75도의 온수를 제공하면서도 기본 소음은 61데시벨 이하로 유지하고, 야간에는 40데시벨 이하까지 낮출 수 있다.
경동나비엔만의 차별화 기술도 탑재했다. '히티허브'라는 난방·온수 통합 배관 유닛을 적용한 것이다. 기존에는 4개의 배관이 필요했지만 이를 2개로 통합해 설치 복잡도를 낮췄다. 더 중요한 점은 순간 급탕 방식을 적용해 레지오넬라균 번식 우려를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온수를 미리 저장하거나 계속 순환시키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만 열교환기를 통해 데워 공급함으로써 위생 문제까지 선제적으로 해결했다.
히트펌프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설치비다. 경동나비엔 제품의 경우 1400만원대로 책정되어 있다. 1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은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부담스럽다.
다만 정부의 지원이 이 장벽을 낮추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비 145억원을 투입해 히트펌프 보일러 설치비의 최대 70%까지 지원하면서 소비자의 자부담은 400만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진정한 경제성은 사용 과정에서 드러난다. 방 센터장은 "보조금을 받은 가구 기준으로 난방을 많이 쓰는 가정의 경우 3년이면 들인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이후부턴 순전히 절감액이 가계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1kWh의 전력으로 4kWh의 열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경제적인지는 장기 사용 고객들이 증명해줄 것이다.
시장 확대를 향한 목표
경동나비엔은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발맞춰 히트펌프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이라는 정부 목표 달성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시장 위치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김용범 부사장은 "2035년 연간 약 21만대의 공기열 히트펌프 보일러를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주에 개설한 난방 전기화 센터는 이러한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한 전진기지인 셈이다.
경동나비엔이 구상하는 사업 확장은 제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북미에 출시한 공기열 히트펌프 온수기도 올해 안에 국내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난방과 온수라는 가정의 필수 기능을 전기화하겠다는 복합적인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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