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민간 협의체 출범, 정책 경험 나눈다
양국은 12일 '한일 저출산 대책 교류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과 경제단체 인사들이 참여하는 민간 협의체로, 최태원 회장이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고바야시 켄 회장이 일본 측을 이끈다. 부위원장은 마스다 히로야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 공동대표가 담당한다.
위원회의 사무국은 일본생산성본부 내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에 둔다. 한국에서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해 금융, 기술, 산업 전반에 걸친 다층적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위원회는 기본적으로 저출산 정책과 연구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데 중점을 둔다. 단순한 정책 사례 공유에 그치지 않고, 두 나라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노동시장 구조 개혁, 육아환경 개선이 핵심 의제 양측이 집중 논의하기로 한 영역은 노동시장, 육아환경, 기업문화 개선이다. 이들은 겉으로는 출생률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경제 구조와 직결된 문제들이다.
일본의 경우 장시간 노동 문화와 여성 인력 활용 미흡이 저출산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기업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가 일·생활 균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양국이 이러한 구조적 과제들을 함께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특히 육아 인프라와 기업문화 개선은 경제 활동의 선순환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결국 출생률 반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측이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준비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식화한 만큼, 협력의 진정성도 상당하다. 단기적 제스처가 아닌 장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상회담 후속 조치, 한일 협력의 구체화
이번 움직임은 우연이 아니다. 양국은 지난해 9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저출산, 고령화, 균형발전 등을 공동 과제로 삼으며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제주에서 열린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는 AI·반도체·에너지라는 3대 미래 산업 협력과 함께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처음으로 주요 협력과제로 정식 포함시켰다. 당시 회장단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공동성명을 통해 문화교류 확대도 함께 제시했다.
이제 그 합의가 민간 차원의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인구 위기, 이제는 함께 풀어야 할 시대
한국과 일본이 함께 저출산 문제를 다루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두 나라 모두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고, 이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경제 둔화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이를 가장 먼저,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출생률 하락이 직결되는 소비 부진, 노동력 부족, 시장 축소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 공조를 넘어 민간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최태원과 고바야시 켄 같은 재계 최고 지도자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협력을 선언한 것은, 한일 양국이 단순한 경제 위기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저출산을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8월 센다이 심포지엄이 실질적인 해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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