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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리스크…NH증권 ‘인사 주도권’ 찾을까

윤병운 임기 만료에 후임 선임 돌연 연기...재선임 여부 ‘촉각’

2026-03-16 09:40:28

NH투자증권 사옥. [사진=NH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NH투자증권 사옥. [사진=NH투자증권]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NH투자증권이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표이사 선임안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병운 사장의 임기가 이달 1일 공식 만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사장을 선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급격한 자본시장 환경변화와 사업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를 위해 단독대표, 공동대표, 각자대표 등 지배구조 체제를 우선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의 인사 주도권 갈등이 실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달 만에 번복된 경영 승계 일정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12일부터 총 5회에 걸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회의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이사회는 대표이사 추천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임추위는 일정을 잠정 보류했고, NH투자증권은 지배구조 체제 전환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했다.
NH투자증권은 경영상 필요성을 연기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와의 논의 과정에서 급격한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사업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필요성이 제기되어 진행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표면적인 경영 효율성 강화 명분 뒤에는 두 가지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첫째, NH투자증권과 금융지주가 대주주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을 견제하려는 것이고, 둘째, 금융감독당국의 감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앙회가 인사에 개입하는 것이 과도해 보이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토되는 세 가지 지배구조 체제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검토하고 있는 지배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단독대표 체제는 현재처럼 한 명의 대표이사가 모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공동대표 체제는 여러 명의 대표이사가 함께 의사결정하되, 단독으로는 의사결정할 수 없는 구조다. 각자대표 체제는 각 대표이사가 독립적으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2인 대표 체제(각자대표 또는 공동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성장 규모에 맞춘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와 의사결정 분산이 필요하고, 특히 대주주의 일방적인 인사 개입을 제도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차기 사장 선임은 잠정 연기됐지만, 경영 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법 제386조 1항은 임기가 끝난 이사라도 후임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권리와 의무를 유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표이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에 윤병운 사장은 후임자가 확정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윤병운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효과를 낳는다. 경영 공백 상태를 방지하면서도 차기 사장 선임을 미룰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2024년의 갈등, 윤병운 vs 강호동

NH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윤병운 대표이사 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선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임추위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병운 부사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명을 숏리스트로 압축했다.

당시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은 중앙회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에서 '농협맨'인 유찬형을 강력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석준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증권업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의 독립성 강화 기조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갈등은 농협 계열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라는 의견이 팽팽했다. 농협중앙회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면서 동시에 계열사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존재인 반면, 금융당국은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계열사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중앙회의 영향력 행사와 당국의 독립성 강화 기조 사이의 충돌이라는 평가다.

결국 부사장이었던 윤병운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윤병운은 증권 경력 30년의 베테랑으로, 2005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한 후 17년간 IB사업부에 종사했다. IB 부문의 '패키지 딜 설계자'로 통했다.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강 회장이 농협중앙회를 장악하는 동안 윤 대표의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기도 했다.

윤병운의 탁월한 실적 vs 강호동의 영향력 약화

지난 2년간 윤병운 대표는 괄목할만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첫해인 2024년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7천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성장했다. 2025년에는 영업이익 1조4천206억원, 당기순이익 1조31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7.7%, 50.2% 급증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권사 '1조 클럽'에 합류하는 등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뒀다.

더욱 주목할 성과는 지난 11일 NH투자증권이 3호 IMA(종합금융투자계좌) 사업자로 인가받은 일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자기자본 8조원 이상 IMA 사업자 지정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 9월 6천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IMA 신청을 완료한 지 약 6개월 만의 쾌거였다.

자본 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23년 7.5%에서 2025년 11.8%로 급상승했다. 회사는 2028년까지 ROE를 12%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윤 사장은 최근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공개매수 거래도 잇달아 수주했다. 올해 1월 베인캐피탈로부터 5천억원 규모 에코마케팅 공개매수를, 2월에는 글로벌 EQT파트너스로부터 약 2조2천억원원 규모 더존비즈온 공개매수 자문을 맡았다. 이는 국내 공개매수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2년 전만 해도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2026년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 9일 금융감독당국은 강호동 회장을 포함한 농협중앙회 핵심 인사들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강호동 회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그의 영향력이 실질적으로 약화됐다는 평가다. 금융감독당국도 농협중앙회와 계열사의 지배구조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대표이사 선임 연기는 중앙회가 계열사 인사에 개입하는 모습이 과도해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주주의 인사 개입이 오히려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문제로 지적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당초 윤병운 사장의 후임을 두고 중앙회가 영향력을 행사해 강호동 회장 측근 인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나돌기도 했다.

종합 평가

NH투자증권의 이번 결정은 표면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경영상 필요성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인사 주도권이 약화되고, 금융감독당국의 지배구조 감시가 강화되는 가운데, 윤병운 사장이 기록한 탁월한 경영성과가 현 상황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윤병운이 취임 이후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을 40% 성장시켰고(2024년), 다시 57.7% 성장시키며(2025년)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다. 증권 경력 30년의 베테랑으로서 IB 부문의 '패키지 딜의 설계자'로 통하며, 금융감독당국도 인정한 전문성이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차기 대표 선임이 임시주주총회로 미루어진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역량과 실적이 뒷받침한 윤병운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좀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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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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