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9월 1일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윤홍근 회장은 "위대한 여정이었던 오늘의 30년은 이제 과거가 됐다"며 "2030년 전 세계 5만 개 매장 개설"이라는 거대한 비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성장의 뒤편에는 오너 리스크와 경영 투명성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후발주자의 집념, 치킨 시장에 뛰어들다
윤홍근 회장의 창업 스토리는 전형적인 기업가의 야망과는 거리가 있다. 조선대학교 무역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1984년 미원그룹에 입사해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그는 CEO의 꿈을 품고 있었지만 '어느 한 기업'을 정하지는 않았다.
전환점은 뜻밖의 장면에서 나타났다. 담배 연기 자욱한 허름한 통닭집에서 엄마와 아이가 통닭을 시켜 먹는 모습을 본 윤 회장은 '어린이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깨끗하고 건강에도 좋은 치킨집'을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당시 치킨집이란 술꾼들이 모이는 '호프집'이었던 시대, 이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1995년 7월 회사에 사표를 던진 윤 회장은 자본금 5억 원으로 BBQ를 설립했다. 전셋집을 월세로 바꾸고 저축과 은행 대출로 1억 원을 조달한 뒤, 부족한 4억 원은 10여 명의 지인과 선·후배들에게 2000만~5000만 원씩 투자를 받았다. 이 자금 조달 과정은 윤 회장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신뢰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입증했다.
4년 만에 1000호점, 폭풍 성장의 시대
BBQ의 성장 속도는 당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전무후무한 수준이었다. 윤 회장은 1995년 BBQ 1호점을 오픈한 후 6개월 만에 100호점, 4년 만에 1000호점을 오픈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라는 최악의 경제 환경 속에서 이룩한 성과였다.
창업 때부터 윤 회장은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철학을 내세웠고,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이 상생의 철학이 가맹점주들의 열정으로 이어졌고, 급속한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 황금올리브치킨의 탄생
2000년대 초반, 프라이드 치킨은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기름에 함유된 트랜스지방 논란이 커지고 있던 시대, 윤 회장은 '기왕 좋은 기름을 쓰려면 더 이상 기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도록 최고의 기름만 쓰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가 황금올리브치킨이다. 기존 기름보다 7배 가량 비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도입한 이 메뉴는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튀긴 음식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프라이드 치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크게 성공했고, 출시 20년이 지난 현재 5억 마리가 팔리는 BBQ의 대표 제품이 되었다.
2023년의 위기, 2024년의 반전
2023년 BBQ는 원가 압박의 파고를 견뎌야 했다. 별도 기준 2023년 매출 4731억 원, 영업이익 553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1.7%로 3.6% 포인트 하락했다. 닭고기 가격 상승과 밀가루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으며, 특히 세계 올리브유 가격이 가뭄과 냉해 등 자연재해로 급속도로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2024년 BBQ는 전략적 전환에 성공했다. 별도 기준으로 2024년 매출 5032억 원, 영업이익 783억 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각각 6.3%, 41.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5.6%로, 프랜차이즈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이러한 반전은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2023년 말 가격 인상 효과와 직영점 매장의 증가, 매출원가율 감소(59.2%, 전년 대비 2.6% 포인트 하락)가 주효했다. 또한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 비중도 줄어들면서 전체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이 전년도 24.5%에서 23.8%로 0.7% 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확장, 미국과 유럽으로의 진출
BBQ의 국제 활동은 2003년 중국 진출로 시작되었다. 이후 BBQ는 현재 미국, 캐나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바하마를 포함한 미주 지역에서 4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일본, 피지 등 전 세계 57개국에서 해외 7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미국 뉴저지·뉴욕·캘리포니아·텍사스·하와이 등 30개주에서 2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4년 BBQ글로벌의 매출은 22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2% 연평균 성장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글로벌 사업은 아직 초기 확장 단계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2024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약 3000억 원 규모지만 영업이익은 초기 투자 비용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BBQ는 흑자 전환과 매장 확대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절대지분 두 자녀에게 막대한 배당
BBQ의 성공 뒤편에는 지배 구조에 대한 논쟁이 도사리고 있다.
제너시스는 윤홍근 회장의 두 자녀가 지분의 94.54%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윤혜웅이 62.62%, 딸 윤경원이 31.92%를 소유하고 있으며, 윤홍근 회장 본인 지분은 5.46%에 불과하다. 윤 회장은 2002년부터 당시 7살이던 장남 윤혜웅에게 승계 작업을 시작했는데 현재 26세가 된 그는 제네시스 최대 주주이지만 경영일선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실제 경영은 여전히 윤 회장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제너시스와 BBQ의 등기 임원은 100% 일치한다. 윤홍근 회장, 윤경주 부회장을 포함해 김태천 부회장, 박종희 등 5인이 양사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윤 회장의 오랜 비서 출신인 김단 감사가 이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독립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배구조가 이렇다 보니 배당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BBQ는 모회사인 제너시스에 2022년부터 배당을 재개하면서, 2022년 1141억 원, 2023년 385억 원, 2024년 385억 원 등 3년 동안 총 1911억 원을 배당했다. 두 자녀가 제너시스의 절대지분을 소유하면서, 그룹의 핵심인 BBQ로부터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배당액을 챙겨가는 구조다.
더 우려스러운 부분은 배당성향이다. BBQ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2년 755억 원, 2023년 346억 원, 2024년 427억 원이었으나, 배당성향은 2022년 151%, 2023년 111%, 2024년 90%, 3개년 평균 배당성향은 125%에 달했다. 이는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해마다 제너시스에 배당 형태로 제공된 것이다.
세무당국은 이 같은 이례적 고배당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배당금은 지주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 신규 브랜드 론칭, 신규 사업 발굴 등을 위한 재원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으나, 계열사들 중 자본잠식 상태인 업체들(무풍지대, 지엔에스초대마왕, 지엔에스올떡 등)이 있다는 점에서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분기점에 선 BBQ 제국
2026년 3월 현재 BBQ는 한국 치킨 시장의 신화를 완성한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의 30년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는 지배 구조의 투명성이다. 오너 2세로의 승계가 형식적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독립적 이사회 운영과 경영의 투명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둘째는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이다. 현재 해외 매장의 증가 속도는 빠르지만, 아직까지 적자 상태인 만큼 현지화 전략과 원가 관리가 시급하다.
셋째는 가맹점주와의 관계 재설정이다. 창업 초기부터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고 강조했던 경영 철학이 현실에서는 배당과 수익 배분의 문제로 도전받고 있다.
매출 5000억 원 시대를 개막하고, 전 세계 57개국에 진출한 BBQ. 윤홍근이라는 한 사람의 혁신과 열정이 만든 기업이 이제는 '조직의 리더십'으로 진화해야 할 시점이다. 치킨 제국의 다음 30년이 첫 30년만큼 성공적일 수 있을지는, 과거의 신화를 넘어 미래의 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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