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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결실 케이뱅크 최우형 행장, 연임 ‘촉각’

상장 후 주가 흐름·KT 경영진 교체가 변수 될 듯

2026-02-26 09:38:51

케이뱅크 최우형 행장. [사진=케이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케이뱅크 최우형 행장. [사진=케이뱅크]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케이뱅크가 4년이라는 긴 여정 끝에 마침내 주식시장의 문을 열었다. 지난 20일과 23일에 걸친 일반 투자자 청약을 마감하고 오는 3월 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2016년 출범한 지 정확히 10년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될 전망이다.

이에 최우형 행장의 연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의 집중되는 모양새다. 최 행장의 임기는 지난해 12월 31일로 만료됐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행장 후보를 확정하지 않으면서,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임기가 자동 연장됐다.
케이뱅크, 세 번째 도전끝 코스피 상장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여정은 국내 핀테크 업계의 부침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평가다. 지난 2022년 6월의 첫 도전은 증권시장 침체와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으로 2023년 2월 상장을 철회했고, 2024년 6월의 두 번째 도전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수요예측 부진으로 또다시 물러났다. 하지만 세 번째 시도에서 마침내 결실을 거두게 되었다.

이번 IPO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상장 완주'에 초점을 맞춘 극도로 보수적인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이 꼽힌다.
케이뱅크의 최종 공모가는 희망가 밴드(8천300~9천500원)의 하단인 주당 8천3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4천980억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3천67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38배라는 평가는 현재 약 2배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다소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신청 물량의 66.9%가 희망 밴드의 하단 가격에 집중했으며, 상단(9천500원) 이상을 제시한 물량은 전체의 0.5%에 불과했다. 외형상 199대 1의 경쟁률과 약 58조원대의 주문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 가격 분포는 '상장 완주'에 무게를 둔 시장의 보수적인 평가를 뚜렷이 보여준다.

반면 일반 투자자의 반응은 상이했다. 일반청약 경쟁률이 134.6대 1에 달했고, 청약 증거금은 무려 9조8천50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공모가 하단 확정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가격 매력'으로 충분히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무리한 기업가치 방어보다 안정적인 상장 안착을 택한 케이뱅크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반응이다.
경영 실적과 재무 건전성으로 증명한 IPO

최우형 행장이 임기 내 달성한 실적은 숫자로 입증된다. 케이뱅크는 2024년 순이익 1천28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천34억원을 달성했다. 출범 초기의 적자에서 벗어난 이후 지속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연체율은 2024년 3분기 0.90%에서 2025년 3분기 0.56%로 낮아졌고, 대손비용률은 1.59%에서 1.15%로 하락했다. 고객 기반 확대도 가시화됐다. 고객 수는 1천553만명으로 2024년 대비 22% 증가했으며, 2025년 연초에 목표로 세웠던 1천500만명을 지난해 10월 이미 조기 달성하였다.
자산 구조의 다변화도 최 행장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 여신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확대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조9천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1% 급증했으며, 개인사업자 대출 누적 공급액은 3조원을 돌파했다. 최 행장이 "외형 확대보다 체질 개선"이라고 강조해온 경영 철학이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됐다.

금융권에서는 IPO 완주를 최 행장의 최대 업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재무적 투자자와의 약정을 이행함으로써 IPO 지연 시 발생할 수 있었던 지분 매각 압력과 재무적 부담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과 성공적인 상장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 연속성' 주장에 충분한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상장으로 케이뱅크가 2021년 유상증자 때 조달한 7천250억원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받을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기존 15.01%에서 약 24.46%까지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약 11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향후 영업 확장의 실질적인 토대가 될 전망이다.

최 행장, 향후 10년 위한 성장 청사진 제시

최우형 행장은 이번 상장을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닌 "차기 10년 성장을 위한 출발점"으로 정의했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의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최 행장은 네 가지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SME(개인사업자·중소기업)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이다. 현재 가계대출 중심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기업대출로 확장해 2030년까지 가계와 SME 대출 비중을 50대 50으로 맞춘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대출심사모형(CSS)을 고도화하고 SME 전용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업계 최초로 출시한 비대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이 이 전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둘째는 기술 리더십의 강화다. 금융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셋째는 플랫폼 비즈니스 기반의 구축이다. 케이뱅크는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으로 무신사, 네이버페이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플랫폼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비이자 수익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

넷째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로의 진출이다. 차세대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아울러 최 행장은 오는 2030년까지 고객 수를 2천600만명으로 확대하고 자산 85조원 규모의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공개했다.

은행권에서는 약 1조원에 달하는 상장 자금 효과와 함께 추가 10조원 규모의 신규 여신 성장 여력을 확보한 이상, 이러한 계획들이 실현 가능한 로드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금리 하락 국면에서 예상되는 이자 수익 압박은 자산 구조의 다변화와 플랫폼 사업 확대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플랫폼 제휴 사업을 통한 비이자 수익 비중 확대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전한 연임 불확실성과 KT 경영진 교체 변수

하지만 최우형 행장의 연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 행장의 임기는 지난해 12월 말까지였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차기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연장된 상태다.

최 행장의 연임에 가장 큰 변수로는 지배구조 문제가 꼽힌다.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지분 33.72%를 보유한 비씨카드이며, 비씨카드의 최대주주는 KT이기 때문이다. 또한 케이뱅크 출범 이후 지금까지 연임에 성공한 행장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비씨카드의 경영진 교체 결정이 최 행장 연임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킨다고 지적이 나온다.

비씨카드는 지난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원석 대표의 4연임 대신 김영우 전 KT 전무를 차기 대표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김 후보는 KT에서 글로벌사업본부장, 그룹경영실장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KT맨'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5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비씨카드 기타비상무이사로도 활동했으며, 2021년부터 약 2년간 케이뱅크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재직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KT의 인적 쇄신 의중이 명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껏 KT 수장 교체 주기마다 계열사 CEO들이 함께 개편되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뱅크 임추위에 KT 출신인 장민 기타비상무이사, 이찬승 기타비상무이사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모회사의 의중이 인사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KT 박윤영 대표 내정자 인사 방향이 변수

다만 상장 직후 수장을 교체할 경우의 부작용도 고려 대상이 되고 있다. 새로운 경영진으로의 급격한 전환이 시장 신뢰와 주가 안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IPO 이후 초기 성장 국면에서 경영진의 일관성은 투자자들의 신뢰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IPO 완주는 경영 성과를 수치로 증명한 사례이며, 시장 안착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임 논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PO 완주는 FI 약정 이행과 직결된 필수 과제였고, 이를 완주한 것은 분명한 경영 성과이지만, 최대주주 측의 인사 변화가 맞물려 있어 최종 연임 여부는 상장 이후 주가 흐름과 그룹 차원의 의중을 함께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형 행장의 연임 여부는 결국 두 가지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첫째, 3월 5일 상장 이후의 주가 흐름이다. 케이뱅크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초기 기대 이상의 주가 흐름을 보인다면 경영 연속성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둘째, 모회사 KT의 경영진 교체 일정이다. KT의 새로운 박윤영 대표 내정자의 인사 개편 방향성이 케이뱅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우형 행장이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구해온 "외형 확대보다 체질 개선"이라는 경영 철학이 시장에 인정받을지, 새로운 리더십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질지는 3월 주총 및 그 이후 케이뱅크의 주가 움직임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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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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