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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갈등이혼, "너만 참으면 된다"는 남편의 방관도 법적 유책 사유다

2026-02-20 09:00:00

사진=김윤정 변호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김윤정 변호사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가사 법원에는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오히려 가정을 해체하는 도화선이 되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부갈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댁 식구와의 갈등 그 자체보다도, 그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포기한 채 "가족끼리 왜 그러냐", "조금만 참으면 지나갈 일이다"라며 배우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남편의 방관은 아내로 하여금 고부갈등이혼을 결심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민법 제840조 제3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법원 판례는 고부간의 갈등 상황에서 남편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하거나 일방적으로 시댁의 편을 드는 행위 역시 혼인 파탄의 중대한 귀책 사유로 보고 있다. 고부갈등이혼 소송에서 '심히 부당한 대우'란 혼인 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신체적·정신적 학대나 명예훼손을 의미한다. 명절 기간 시댁에서 겪는 인격 모독적인 언사나 가사 노동의 일방적 전가, 평소 생활에 대한 과도한 간섭 등이 대표적인 ‘심히 부당한 대우’라 할 수 있다.

많은 여성이 "남편이 직접 잘못한 것이 아닌데 이혼이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갖지만, 법원은 부부간의 부양 및 협조 의무를 폭넓게 해석한다. 남편은 아내가 시댁 식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갈등을 조정할 법적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편이 갈등 상황을 회피하거나 오히려 아내를 비난하며 고립시켰다면, 이는 부부간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로서 이혼 사유로 인정된다.

다만 고부갈등이혼에서도 상대방의 유책 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시어머니의 폭언이 담긴 녹취록이나 모욕적인 문자 메시지, 이러한 갈등 상황을 남편에게 알렸음에도 묵살당했던 대화 기록 등이 승소의 관건이 된다. 또한 시댁과의 갈등으로 인해 정신과 진료를 받았거나 우울증 증상을 겪었다면 해당 진단서나 상담 기록 등이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한편, 고부갈등이혼 소송에서는 배우자뿐만 아니라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시어머니 등 제3자를 상대로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시댁의 부당한 개입이 혼인 파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그 책임을 물어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재산분할의 경우 유책 사유와는 별개로 혼인 기간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중심으로 산정되므로, 경제적 자립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사 노동의 가치나 경제적 기여도를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YK 강남 주사무소 김윤정 변호사는 “고부갈등이혼은 사실 시댁과의 충돌에서 비롯된다기보다는 중재자의 역할을 다하지 않은 배우자로 인해 부부 관계의 본질적인 신뢰가 훼손되었을 때 발생한다. 만일 시댁 식구와의 갈등이 매우 심하다 하더라도, 배우자가 최선을 다해 중재의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혼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무작정 소장을 제출하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황이 고부갈등이혼이 가능한 경우인지 미리 알아보고 필요 시 꼼꼼하게 준비하여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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