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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상속세 납부 5년6개월 돌아보니 …

12조 세계 최대 규모 … 이재용 회장-3모녀 대응방식 달라

2026-01-19 11:17:24

김동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해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김동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해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20년 10월 25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삼성 일가는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게 됐다.

이는 당시 한국의 연간 전체 상속세 수입(약 3조9000억원)의 3~4배에 달하는 규모였고 개인이 한 번에 납부할 상속세로는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2021년 4월 상속세 신고 당시 삼성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은 26조원대였다. 이 가운데 계열사 지분 상속재산가액이 약 18조9600억원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식이 19조원, 부동산이 4조원, 미술품(이건희 컬렉션)이 약 3조원이었다. 상속재산가액에 최대주주 할증 20%, 최고세율 50%, 자진신고 공제 3% 등을 적용하면 지분 상속세만 약 11조400억원이 산정되었고, 여기에 부동산 등 기타 자산에 부과된 약 1조원의 상속세가 더해져 총 12조원을 넘는 상속세가 확정되었다.

상속인은 배우자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총 4명이었다. 막대한 상속세를 일시에 납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에, 2021년 4월 28일 삼성은 공식 성명을 통해 유족들이 상속세를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에 걸쳐 6회에 나누어 납부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선택한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전략으로 나뉜 상속 대응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상속인들 간 대응 방식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세 모녀의 전략 차이는 각자의 경영적 위치에 따른 전략적 결정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상속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단 한 주도 매각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지배구조에서 이 두 회사의 지분율은 그룹 지배력의 절대적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배당금과 개인 신용대출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했다.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해온 이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2020~2021년 약 3000억원, 2023년 약 3244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는 매년 필요한 상속세 납부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부족분은 시중은행으로부터의 개인 신용대출로 충당해야 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삼성그룹의 배당 정책도 변화했다. 삼성전자는 상속세 신고 이후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높여왔으며, 삼성물산도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의 60~70%를 재배당하는 방침으로 전환했다. 삼성생명도 향후 3년간 경상이익의 50% 범위까지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당 정책 강화는 궁극적으로 이재용 회장의 현금 흐름을 개선했고, 상속세 납부를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이와 달리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세 모녀는 주식 매각과 담보대출을 병행했다. 세 모녀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룹 지배구조에서의 위치가 이재용 회장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의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특히 다량 보유한 삼성SDS 지분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 말단에 위치해 있어 이들 지분을 매각해도 그룹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2023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세 모녀는 총 3조3157억원 규모의 삼성 계열사 주식을 처분했다. 이는 당시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같은 기간 계열사 주식을 매도한 총액 약 5조원의 3분의 2를 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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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완납 앞두고 진행되는 마지막 자금 조달

2026년 4월로 예정된 최종 납부를 앞두고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2025년 10월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등 세 모녀는 신한은행과 삼성전자 보통주 1771만6000주에 대한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일 종가 기준 이 규모는 약 1조7344억원으로 평가되었으며, 신한은행은 6월 30일까지 해당 물량을 분할 매도할 예정이었다.

2026년 1월에는 더욱 큰 규모의 지분 신탁이 공시되었다. 홍라희 명예관장이 삼성전자 보통주 1500만주에 대한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신한은행과 체결한 것이다. 계약일 종가(13만9000원) 기준 약 2조850억원이었으며,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는 2조2000억원을 웃돌았다. 신탁 계약은 주식 보유자가 직접 매도하지 않고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에 걸쳐 분산 매도하는 방식으로, 대량 물량이 한 번에 시장에 나오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두 건의 유가증권 처분 신탁을 통해 세 모녀는 약 4조원대의 현금 확보를 목표로 했다. 금융권 관측에 따르면 남은 상속세 잔액은 약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 모녀의 신탁 계약들을 통해 약 4조원대의 현금이 확보될 예정이므로, 2026년 4월 최종 납부로 12조원대 상속세의 완납이 임박했다.

삼성 상속세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24년도 국세수입 중 상속증여세는 15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삼성 일가의 납부로 인한 것이었다. 매년 약 2조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해온 삼성 일가가 2026년에 상속세를 완납하면 연 2조원의 세입이 사라지게 되며, 이를 메우기 위한 새로운 재정 정책이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적 논의의 핵심은 최대주주 할증의 적정성, 상속세 최고세율의 수준, 그리고 연부연납 제도의 개선 여부다. 삼성 상속세 12조원이라는 기록적 규모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이에 따른 제도 개혁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

상속세 완납 후 대규모 투자 본격화 전망

2026년 4월은 삼성의 상속 과정에서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 5년6개월에 걸친 12조원대 상속세의 완납은 한 시대의 종료를 의미한다. 이후 삼성그룹은 상속세 납부의 부담 없이 경영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재용 회장이 상속세 완납과 함께 법적 문제도 해결되면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납부로 인한 현금 흐름 제약이 해소되면, 기업 차원의 투자도 가능해진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5년 6개월에 걸친 12조원의 상속세 납부는 단순히 세금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기업 지배구조, 재벌 세습, 그리고 국가 세수 체계까지 연결된 복합적인 현상이다. 이재용 회장과 세 모녀의 상이한 대응 방식은 경영권 보유 여부에 따라 상속세 납부 전략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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