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애널리스트는 16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21일 법사위 소위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여당은 주주총회 시즌 전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 패턴이 과도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14일까지 공시된 자기주식처분결과보고서 27건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 방식이 뚜렷하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개 기업은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이나 사내복지근로기금, 성과급 지급 등 사내복지 목적으로 처분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제이아이테크, 로보티즈, 동양에스텍, 흥국 등 4개 기업이 경영상 재원 확보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했으며, 이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EB 발행을 목적으로 한 자사주 처분은 클리오 1건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작년 9월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자사주 기반 EB 발행이 급증했으나, 10월부터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법안 통과를 예상하고 미리 자사주를 활용해 EB를 발행했다가, 규제가 강화되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과도기적 현상도 눈에 띈다. 대창은 자사주를 최대주주인 서원에게 블록딜로 매각해 지배구조를 안정화했다(지분율 31.15%→38.71%). 소주 '좋은데이'를 생산하는 무학은 유리병 제작 업체 금비와 상호 자사주를 교환하는 '자사주 동맹'을 체결하며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법안 통과를 앞두고 지주사 주가도 안정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TIGER 지주회사 ETF는 3차 상법 개정안 논의 재개 이후 베이스를 돌파하며 상방 추세를 확인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21일 법사위 소위를 통과하면 여대야소 국면에서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보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외국인 지분 제한 종목 32개 중 KT는 이미 외국인 한도 소진율이 100%여서 자사주 소각 시 외국인 지분율이 늘어나면 전기통신사업법(49% 제한)과 충돌하게 된다. 여당은 KT에 예외를 부여하는 수정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소진율 85.5%), SK텔레콤(75%), 한국전력(59.3%) 등도 향후 유사 사례가 될 수 있어 법안 보완이 계속 논의될 전망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상법 통과 및 제도 안착에 따라 보다 성숙한 시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장 체질 개선은 통합계좌 규제 폐지 등 외국인의 접근성 개선, RIA 제도를 통한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에 있어 전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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